29일 시중은행 실적을 종합하면 하나은행의 1분기 말 기준 개인사업자(소호) 연체율은 0.41%로 지난해 같은 기간(0.33%)보다 0.08%포인트 올랐다.
신한은행(0.23%)과 우리은행(0.21%)의 1분기 개인사업자 연체율과 비교해 월등하게 높았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2월과 3월에 일회성 요인에 따라 소호부문에서 400억 원 정도의 대규모 연체가 발생했다”며 “그러나 소호 대출 가운데 담보가 설정된 비중이 80%에 이르는 만큼 장기적으로 봤을 때 실질적 손실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이 1분기에 발생한 연체와 관련해 곧바로 담보자산을 매각하는 등 부실채권을 정리하지 않아 일시적으로 연체율이 높아진 것일 뿐 향후 연체율이 개선될 여지가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기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지 행장은 개인사업자대출 기준을 까다롭게 하는 등 이 부문의 연체율 관리에 더욱 힘쓸 것으로 보인다.
경기 부진이 지속되면 담보자산을 매각해 원리금을 회수하기까지 이전보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 행장 역시 그동안 하나은행이 개인사업자대출 규모를 꾸준히 늘려왔던 만큼 이에 따른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지 행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은행이 낮아진 대손비용 등으로 호황기를 누렸지만 올해 말부터 내년 말까지는 은행들이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해야 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주로 자영업자 등 소호부문에서 대손비용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자영업자나 개인사업자 등의 영업현장을 직접 모니터링하는 한편 컨설팅 등을 통해 자영업자들이 영업력을 높일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로 했다.
대기업이나 외부 감사를 받는 중소기업과 달리 자영업자는 영업 관련 데이터가 부족한 만큼 은행이 직접 현장에 나가 고객이 실제로 얼마나 방문하는지, 변화가 있는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지 행장은 “소호대출의 위험성은 현장에 나가서 직접 살펴보는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현장실사를 바탕으로 낮은 대손비용을 유지해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조만간 세종시에 소상공인 지원센터를 건립하기로 하는 등 자영업자를 상대로 컨설팅을 벌일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자영업자들이 스스로 영업력을 높여 대출 상환능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지 행장은 “하나은행은 시중은행과 비교해 소호부문에서 채권 보전 등이 상당히 잘 이뤄지고 있는 편”이라며 “다만 경기 싸이클 등을 감안할 때 개인적으로 소호 쪽에서 전반적으로 리스크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어 더욱 철저히 위험성을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