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직무별 채용과 공정성을 강화한 채용 과정을 내세우며 상반기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은행권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데다 대규모 희망퇴직을 시행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올해 상반기 채용인원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 지난해 8월2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 모습. <은행연합회> |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KB국민, 신한, KEB하나, 우리, NH농협, IBK기업은행의 채용 규모는 1200명을 웃돌아 지난해 1061명보다 13% 넘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대부분 올해 상반기에 지난해보다 많은 인원을 채용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아직 채용 규모를 확정하지 않았지만 상반기에 지난해 300명보다 많은 인원을 채용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상반기 200명을 웃도는 250명가량을 상반기에 뽑는다.
IBK기업은행은 지난해보다 50명 늘어난 220명을 뽑는 채용절차를 진행하고 있고 NH농협은행은 지난해보다 40명 많은 360명을 채용했다.
KB국민은행은 상반기 대졸 공채없이 특성화고 채용만 진행한다. 지난해 상반기 71명의 특성화고 출신을 뽑았는데 올해도 이와 비슷한 규모의 채용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KEB하나은행은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상반기 채용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실적 호조와 정부가 고용에 민감하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KEB하나은행도 상반기 채용을 진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은행들이 채용 규모를 늘린 이유로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낸 점이 꼽힌다.
지난해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2017년보다 33% 넘게 순이익이 늘었다. NH농협은행은 순이익 1조2226억 원을 내 2017년보다 순이익이 87.5%나 증가했다.
역대 최대 실적을 냈지만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초 사이에 은행들은 2천 명이 넘는 인원의 희망퇴직을 실시해 은행들의 채용 여력이 충분하다는 시각이 많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권이 인사적체 등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대규모 희망퇴직을 시행했다”며 “희망퇴직에 특별위로금 등 많은 비용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지난해 은행권 순이익은 이를 메우기에 충분한 수준”이라고 바라봤다.
올해 상반기 은행권 채용에서는 직무별 채용이 대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은행들은 일반행원 직군으로 모든 신입행원을 채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2017년부터 정보기술(IT), 글로벌, 투자금융(IB) 등으로 직군을 세분화해 신입행원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우리은행은 상반기에 일반, 지역인재, 정보기술, 투자금융, 자금관리 등 분야에서 신입행원을 채용한다. 신한은행도 지난해에 이어 정보기술, 빅데이터, 글로벌 등으로 직군을 나눠 신입행원을 뽑는다.
지난해 일반행원으로 통합채용을 한 KEB하나은행도 올해는 직무별로 신입행원을 채용한다.
채용방식에서는 채용비리를 원천 차단한 전형이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의 시중은행이 면접자의 정보를 감춘 ‘블라인드 면접’ 방식으로 면접을 진행한다. 채용절차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외부 전문가를 면접에 참여시키는 은행도 많다.
지난해 만들어진 은행권 채용 모범규준에 따라 필기시험도 대부분의 은행이 치른다.
다만 지난해 필기시험을 완전히 외부에 맡겼던 은행들의 필기시험에서 시중 문제집과 똑같은 문제가 출제되는 등 허점이 발견된 만큼 필기시험 과정을 철저히 관리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