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 NXC 대표이사가 회사를 매각하는 데 고전하는 것일까?
4일 외신 등에 따르면 김 대표는 넥슨을 비롯한 게임사업만 분리해서 회사를 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2일 투자은행업계를 인용해 “NXC 주인들은 NXC를 매각하려던 계획을 폐기하고 게임부문만 따로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김 대표는 애초에 그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NXC 지분 98.64% 전량을 매물로 내놨다.
NXC는 넥슨의 지주회사격으로 넥슨(일본법인) 지분을 47.98% 들고 있으며 넥슨은 넥슨코리아를 100% 자회사로 두고 있다.
NXC는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과 비트스탬프, 고급 유모차 브랜드 스토케도 계열사로 보유하고 있다.
김 대표가 NXC 지분 매각이 예상보다 기업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자 게임사업을 분리해 매각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것이다.
NXC 매각을 공동주관하는 도이치증권과 모건스탠리는 매각 흥행을 위해 단독입찰 방식으로 예비입찰을 진행했지만 투자설명서를 받은 기업들 가운데 실제로 참여한 기업은 소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업계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블랙스톤은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 밖에 어퍼니티와 칼라일 등 다른 세계적 사모펀드들도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텐센트는 적격인수후보 목록에 이름을 올렸지만 중국 정부가 게임산업을 강하게 규제하면서 넥슨 인수에 예상보다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넥슨 인수전이 부진할 수 있다는 의견은 2월 예비입찰 때부터 이미 제기됐다.
매각가격이 10조 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지분 전체를 내놓은 만큼 게임과 관련 없거나 적자를 내는 회사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와 NXC를 비롯한 법인 3곳이 탈세 혐의로 검찰조사까지 받고 있는 점도 매각 흥행 부진의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텐센트는 처음부터 게임사업만 인수하길 원한다는 말이 전해지기도 했다.
텐센트가 넥슨 인수를 검토하는 가장 큰 이유는 1조 원에 이르는 ‘던전앤파이터’ 지식재산권 사용료를 내부화하기 위한 것으로 파악된다.
전략투자자로 넥슨 인수를 검토하는 넷마블과 카카오에도 유모차사업은 시너지를 낼 방안이 마땅치 않다. NXC 지분을 전부 인수한다면 스토케 매각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길 수 있다.
MBK파트너스 등 재무투자자에 가상화폐 거래소는 골칫거리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는 가상화폐 가격과 거래량에 비례해 수익을 내는데 비트코인 가격은 2018년 초 2700만 원까지 올랐다가 지금은 500만 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거래량은 정점과 비교해 10%에 한참 못 미친다.
코빗은 가상화폐 거래가 부진하자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게임사업만 떼어내 매각이 추진되면 인수자가 부담해야할 금액이 17조 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바라봤다. 기존에는 10조 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예상됐다.
이 매체는 “일본에 상장된 넥슨 지분을 인수하면 일본 상장법에 따라 강제 공개매수제도를 발동할 수 있다”며 “인수자는 비상장사인 NXC 지분을 살 때보다 확연히 많은 금액을 지불하게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일본은 강제 공개매수제도를 두고 있어 회사의 지배권에 영향이 발생하는 대규모 주권매매가 이뤄질 때 소액주주들에게도 동등한 인수 제안을 해야 한다. 소액주주를 보호하고 적대적 인수합병을 예방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넥슨이 일본 상장사이기 때문에 소액주주에게도 인수를 제안해야 하고 이렇게 되면 넥슨 지분 100%를 사들인다고 가정할 때 17조 원으로 인수금액이 불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NXC 관계자는 “매각과 관련해 확인해 줄 수 있는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넥슨코리아 관계자는 “모회사 매각을 두고 아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