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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우, 다음카카오 '우물안 개구리' 어떻게 벗아날까

서정훈 기자 seojh85@businesspost.co.kr 2015-05-03 14: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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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 큰 우물안 개구리."


IT업계 관계자들은 다음카카오의 현 상황을 이렇게 진단한다.

다음카카오는 지난해 모바일1등 기업 ‘카카오’와 인터넷 포털 국내 2위 ‘다음커뮤니케이션’이 합병해 탄생했다. 시가총액 8조 원, 직원 수 3200여 명의 거대 IT 공룡이 등장하자 시장의 기대도 커졌다.

그러나 합병 7개월이 지난 현재 다음카카오에 대한 평가는 싸늘하다.

  이석우, 다음카카오 '우물안 개구리' 어떻게 벗아날까  
▲ 최세훈 다음카카오 공동대표 (왼쪽)와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
합병으로 주가가 큰 폭으로 올라 자금을 대거 확보했지만 글로벌사업에 소극적이다.

네이버와 옐로모바일 등 국내 모바일기업들이 글로벌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는 점과 비교된다.

전문가들은 다음카카오가 부진에서 탈출하는 실마리를 해외시장에서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도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역량있는 모바일기업 인수전에 참여할 뜻을 밝히고 있다.

◆ ‘우물안 개구리’ 다음카카오

3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카카오의 대표 모바일 콘텐츠 ‘카카오톡’의 글로벌 월간 이용자(MAU)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카카오톡의 글로벌 이용자는 지난해 4분기 모두 4820여만 명으로 2013년 같은 기간보다 약 4.7% 줄었다.

다음카카오로 합병하기 전 카카오톡의 글로벌 이용자는 2013년 5천만 명을 돌파했는데 합병 뒤 약 200만 명의 이용자가 카카오톡을 떠난 것이다.

카카오톡 이용자 가운데 약 3800만 명이 국내 이용자인 것으로 나타나 순수 해외 이용자는 1천만 명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또 해외이용자 가운데 70% 이상이 교포로 카카오톡은 글로벌시장에서 철저히 외면받고 있다.

이 때문에 다음카카오를 놓고 이른바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니냐는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제 안방 인구 가운데 5분의 4가 이용한다는 단꿈에서 깨어날 때”라는 말로 다음카카오의 소극적 해외사업을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 모바일시장의 한계는 명확하다”며 “최근 다음카카오를 둘러싼 위기설이 자꾸 대두되고 있는 것도 사업구조가 국내에만 쏠려 있는 것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이이라고 지적했다.

◆ 네이버 등 경쟁기업은 해외진출 적극적

다음카카오가 국내시장에만 집중하고 있는 사이 경쟁업체들은 해외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둬 대조를 이루고 있다.

네이버는 올해 1분기 기준으로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글로벌 월간 이용자 2억500만 명을 넘어섰다. 라인은 주요무대를 일본에서 대만, 동남아 등으로 확대하며 영향력을 점차 넓혀나가고 있다.

  이석우, 다음카카오 '우물안 개구리' 어떻게 벗아날까  
▲ 다음카카오의 경쟁기업 네이버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 글로벌 MAU 1억200만 건을 달성하는 등 해외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네이버 자회사 캠프모바일은 대만의 후스콜 등 역량있는 콘텐츠를 개발한 기업을 인수해 이를 바탕으로 현지에서 안착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최근 시장에서 콘텐츠를 기반한 SNS ‘피키캐스트’로 주목받고 있는 옐로모바일도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옐로모바일 관계자는 “우리는 사업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면 지역에 상관없이 관계를 형성하려고 한다”며 “해외에서 인정받는 것이 미래사업을 위한 큰 준비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글로벌시장에 큰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옐로모바일은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해외기업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내년에 미국 나스닥 증시에 상장한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 국내시장에 안주해 샴페인 일찍 터뜨렸나

다음카카오가 해외사업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은 과거부터 쭉 지속돼 왔다.

업계 관계자들은 카카오톡이 국내 스마트폰 대중화에 발맞춰 빠르게 확산되면서 국내사업이 크게 성공한 것이 지금에 와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한다.

카카오톡의 인기가 워낙 대단해 해외시장 공략에 굳이 신경쓰지 않아도 됐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다음카카오가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린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3800만 명이 카카오톡을 이용하는데 이 정도면 거의 독점사업에 가깝다”며 “카카오라는 이름만 붙어도 시장의 기대를 받은 다음카카오가 해외보다 국내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모바일시장의 성장기가 생각보다 빨리 끝난 점도 다음카카오에게 악재”라며 “이제 경쟁심화로 그 역효과를 보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석우, 다음카카오 '우물안 개구리' 어떻게 벗아날까  
▲ 카카오톡은 국내 3800만 유저를 거느린 명실상부 1등 모바일 메신저다. 하지만 해외시장에서 카카오톡의 점유율은 매우 낮아 다음카카오는 '우물안 개구리'라는 비판을 듣고 있다.

◆ 부진 만회하려면 해외공략 나서야


이석우 대표는 지난해 12월 “합병 6개월째가 되면 시너지가 나타날 것” 이라고 말했다.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런데 합병 7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시장에서 기대했던 해외사업 확장은 미미하다.

다음카카오가 최근 국내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만큼 지금이라도 해외시장 공략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음카카오는 주력사업이던 ‘카카오게임하기’ 플랫폼에 대한 위상이 예전만 못하고 핀테크사업으로 내놓은 ‘뱅크월렛카카오’와 ‘카카오페이’의 인기가 이통사들의 자체 전자결제 시스템에 뒤지면서 성장과 실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석우 대표도 최근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올해 들어 중국 모바일게임 퍼블리싱사업에 뛰어들었다.

이 대표는 중국과 함께 아직까지 스마트폰 보급률이 낮아 모바일사업에 대한 성장 가능성이 큰 동남아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 대표가 미국의 모바일 메신저인 ‘패쓰’ 인수전에 참가할 것으로 관측되는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패쓰는 현재 글로벌 월간 이용자가 3억 명에 이르는데 대부분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지역의 사용자들이다. 게다가 이 지역은 경제가 성장하면서 최근 스마트폰 보급률도 늘고 있어 앞으로 전망도 밝은 편이다.

이 대표는 베이징카카오, 카카오재팬 등 해외법인의 역할을 강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일본야후와 함께 서비스했던 카카오재팬의 시너지가 미미하다고 보고 독자 서비스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현지법인에 국내인력 파견을 늘리거나 역량있는 해외인재 영입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글로벌시장 기반을 닦기 위해 현지 파견인력을 늘리고 해외인재 영입에도 나서고 있다”며 “현지의 문화적 특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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