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디온라인은 29일 주주총회를 열었지만 최대주주 시니안유한회사가 재무제표 승인 안건에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자 일주일 뒤 주주총회를 다시 열기로 결정했다.
▲ 변종섭 와이디온라인 대표이사.
시니안유한회사 관계자는 “유동성 개선 및 거래 활성화를 목적으로 하는 정관 변경 안건에는 동의하지만 재무제표 승인과 변 대표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 등은 기권했다”고 설명했다.
와이디온라인 관계자는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한국거래소에 이의를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와이디온라인은 28일 외부감사인으로부터 ‘거절’ 감사의견을 받아 7영업일 이내에 한국거래소에 상장폐지 이의신청을 제기하지 않으면 상장폐지된다.
한국거래소는 이의신청을 받으면 기업심사위원회를 열어 상장을 폐지할지 개선기간을 부여할지 논의한다.
와이디온라인은 한국거래소를 설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감사의견 거절 이유가 ‘감사범위 제한’과 ‘기업의 존속능력 불확실’인 만큼 와이디온라인은 재무제표가 신뢰할 수 있도록 작성됐다는 근거를 충분히 제공하고 자금조달계획 및 경영개선계획 등을 제출해 회사가 존속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야 한다.
와이디온라인은 기업의 계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를 유치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으며 전날까지 기업실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투자를 실제로 받기는 순탄치 않아 보인다. 인수를 고려하는 기업에게 와이디온라인은 가격이 낮은 점이 매력적이긴 하지만 위험도도 그만큼 막대하기 때문이다.
와이디온라인은 매출 대부분을 ‘갓오브하이스쿨’ 등에서 내고 있는데 갓오브하이스쿨은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400위 밖으로 밀려나 있다.
게임회사에 주요한 개발인력을 구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정보 사이트 크레딧잡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와이디온라인에 입사한 인원은 46명, 퇴사한 인원은 174명이다.
재무제표의 신뢰성도 증명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와이디온라인은 감사보고서를 21일까지 제출해야 했는데 종속회사 결산자료 미비로 일주일 늦게 제출했다.
와이디온라인은 1월 김남규 전 와이디온라인 대표와 김상일 전 사내이사 등 6인을 411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고소했다. 그런데 김 전 대표 등도 변 대표가 회삿돈 107억 원을 배임했다고 맞소송을 진행하는 상황이어서 와이디온라인이 재무제표의 신뢰성을 입증하기 쉽지 않다.
인일회계법인은 감사보고서에 “와이디온라인의 주요 회계 및 재무담당자가 횡령 등을 이유로 교체되고 회계담당부서 직원 대부분이 사임했다”며 “재무제표가 완전하고 신회할 수 있게 작성됐는지 판단할 수 있는 감사 증거를 확보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감사보고서에 나온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 이외에도 한국거래소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도 진행 중이다. 횡령 혐의를 둔 소송 이외에도 소송이 다수 진행되고 있어 심사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파악된다.
와이디온라인 2대주주 클라우드매직은 2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변 대표의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접수했다. 이후 변 대표를 해임하는 주주총회의 개최를 요청하는 소송도 제기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소송 내용 등을 포함해 기업의 상장 적격성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변 대표는 스마일게이트홀딩스 부사장과 폴포지션게임즈 대표 등을 지낸 뒤 2018년 3월 김 전 대표와 함께 와이디온라인 각자대표로 선임됐다.
한국거래소는 와이디온라인 전임 대표의 업무상 횡령 등 혐의가 불거지자 1월16일 와이디온라인 주식 거래를 정지한 뒤 지금까지 재개하지 않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