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새로 출시하는 동영상 플랫폼을 삼성전자 스마트TV에 가장 먼저 탑재하기로 하며 삼성전자와 TV 및 콘텐츠사업에서 협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삼성전자도 8K 고해상도 TV와 스마트TV 등 주력상품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콘텐츠기업과 협력이 절실한 만큼 애플과 힘을 합쳐 긍정적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은 26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새로운 애플TV앱은 올 봄에 삼성전자 스마트TV에서 이용할 수 있다"며 "LG전자 등 다른 제조사의 TV나 기기에는 나중에 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의 새 애플TV 앱은 25일 미국 출시 행사에서 공개된 새 동영상 서비스 '애플TV 플러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애플TV와 등 애플 기기 사용자는 올해 5월 또는 가을부터 새 앱을 이용할 수 있다.
애플TV 플러스에서 공개되는 애플의 동영상 콘텐츠가 당분간 삼성전자 스마트TV에서만 독점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풀리는 것이다.
애플은 애플TV 플러스를 최대 경쟁사인 넷플릭스보다 뛰어난 서비스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두고 자체 동영상 콘텐츠 제작과 외부 콘텐츠 확보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와 오프라 윈프리 등 미국 영화계와 미디어계 유명 인사가 애플TV 플러스 출시행사에도 직접 참석해 애플이 제작하는 동영상 콘텐츠와 관련한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애플TV 플러스에 미국을 포함한 세계 소비자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 스마트TV의 판매 확대에도 기여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IT전시회 'CES2019'에서 처음으로 애플의 동영상 플랫폼을 외부 업체의 기기 최초로 삼성전자 스마트TV에 적용하는 협력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 스마트TV는 단순히 애플의 동영상 앱을 탑재하는 것 뿐 아니라 삼성전자의 인공지능 음성서비스 '빅스비'로 애플의 콘텐츠 플랫폼을 검색하는 기능 등을 연동할 수 있다.
애플이 이번에 삼성전자 스마트TV에 새 서비스를 가장 먼저 출시한 것은 앞으로도 삼성전자와 TV 콘텐츠 분야 협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은 콘텐츠시장에서 진정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삼성전자 TV와 같은 애플 이외 기업의 하드웨어로 진출 확대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애플이 동영상 콘텐츠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려면 자체 모바일기기와 PC 사용자층에 의존하는 기존의 전략은 한계를 맞을 수밖에 없다.
PC와 모바일기기는 화면 크기가 작아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나 고화질 동영상을 제공하기 쉽지 않고 애플이 아닌 다른 제조사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이용자층을 끌어들일 수도 없기 때문이다.
애플이 자체 제작계획을 밝힌 동영상 콘텐츠는 TV 토크쇼나 다큐멘터리, 드라마 등으로 이루어져 있어 모바일기기보다 TV에서 시청하기 적합한 영상으로 평가된다.
그만큼 애플이 세계 TV 1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협력을 적극적으로 강화하려 할 이유가 크다.
삼성전자 역시 TV시장에서 차별화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세계 콘텐츠기업과 협력 강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만큼 애플의 서비스와 시너지 강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올해 8K 고해상도 TV를 주력상품으로 앞세우며 판매 확대에 힘쏟고 있지만 8K 영상을 제작하는 콘텐츠기업이 많지 않아 고화질 동영상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삼성전자 스마트TV에 탑재된 애플 아이튠즈 앱. |
애플은 넷플릭스 등 경쟁사와 차별화를 노리며 콘텐츠사업에 충분한 투자여력도 확보하고 있는 만큼 8K 콘텐츠 제작 등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려 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IT전문매체 T3은 "애플이 동영상 서비스에서 넷플릭스와 차별화할 수 있는 점은 고화질 콘텐츠를 적극 출시하는 것"이라며 "8K 해상도를 지원하는 애플TV 출시 가능성도 거론된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 최대 경쟁사로 자리잡아 오랜 기간 신경전을 벌여 왔지만 최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스마트폰 부품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애플TV 플러스 출시를 계기로 삼성전자와 애플의 협력관계가 TV와 콘텐츠사업까지 확대되면서 두 기업에 모두 긍정적 시너지 효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
IT전문매체 리코드는 "애플이 삼성전자와 같은 경쟁사 하드웨어로 애플TV 플러스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은 매우 큰 전략적 변화로 볼 수 있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