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사장이 게임업계의 포괄임금제 폐지 움직임에 동참할까?
1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3N'으로 불리는 대형 게임회사들 가운데 포괄임금제가 유지되는 곳은 엔씨소프트 한 곳만 남게 됐다. 넥슨코리아에 이어 넷마블도 포괄임금제를 폐지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 |
엔씨소프트는 게임업계에서 비교적 근무환경이 양호한 편으로 알려져있다. 탄력근로제도와 유연근무제를 시행하고 있고 다양한 복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2017년 12월에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근무문화 개선방향 설명회’를 열고 유연근무제 도입의 필요성과 취지를 설명하기도 했다.
넥슨코리아가 3월 초 노동조합과 포괄임금제 폐지, 전환배치제도 개선 등을 합의했을 때도 같은 문제로 영향을 받을 곳으로 넷마블이 꼽혔다.
하지만 넷마블에서 포괄임금제 폐지 결정이 이뤄지면서 엔씨소프트로 시선이 이동하고 있다.
넥슨코리아와 달리 노조가 없는 넷마블이 포괄임금제를 자진해서 폐지하기로 결정한 것은 엔씨소프트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엔씨소프트는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이직이 잦은 게임업계 및 정보통신기술업계에서 경쟁회사에 뒤떨어지는 복지 수준으로는 경쟁력 높은 개발 인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게임회사를 비롯해 네이버와 카카오 등 정보통신기술기업들이 몰려있는 신분당선 판교역에는 구인광고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 12월 ‘인터넷기업인의 밤’에서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가 “네이버가 인재를 다 뺏어간다고 하지만 우리도 사람 뽑는 데 힘이 든다”고 말하자
여민수 카카오 대표이사가 “우리 인재 뺏어가지 말라”며 농담조로 맞받아치기도 했다.
게임업계도 정보통신기술업계와 인재군이 겹치는 일이 많다. 넥슨코리아와 넷마블을 따라 엔씨소프트 역시 포괄임금제를 폐지할 가능성이 높아보이는 이유다.
지금까지 펄어비스와 웹젠, 위메이드, EA코리아, 네오플 등이 포괄임금제를 폐지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포괄임금제 폐지를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결정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넷마블은 앞서 넥슨코리아가 노조와 합의했을 때까지만 해도 “포괄임금제 폐지를 둔 논의는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는데 2~3주 만인 15일 포괄임금제를 3분기 안에 폐지하겠다고 사내에 공지했다.
넥슨코리아가 근로환경 개선에 나서면서 넷마블의 선택에 시선이 쏠리자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과
권영식 넷마블 대표가 부담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이 포괄임금제 폐지를 발표한 데에는 NXC 인수전 참여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넷마블이 NXC 인수에 강한 의지를 나타내자 넥슨코리아 일부 직원들은 거부감을 보이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