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가 소매금융부문에 치우친 사업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해 투자금융부문의 비중을 확대하는 데 분주하다.
장 대표는 삼성증권이 그동안 글로벌 금융회사와 제휴를 통해 해외 네트워크를 넓혀 온 만큼 투자금융부문에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장 대표는 7월 신설한 대체투자본부를 비롯해 투자금융(IB)부문의 인력을 기존보다 20%이상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공격적으로 충원에 나서고 있다.
장 대표는 2018년 4월에 터진 '유령주식 배당사고' 사태를 무사히 마무리한 데 이어 올해 소매금융부문에 치우친 수익구조를 투자금융부문으로 다각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삼성증권이 2018년 거둔 순이익 가운데 수탁수수료와 자산관리(WM)수수료 등 소매금융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75%가량인 반면 투자금융부문은 10%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됐다.
앞서 투자금융부문을 확대해 온 대형 증권사들의 투자금융부문 비중 평균치가 20%를 웃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증권의 투자금융부문은 상당히 뒤처진 셈이다.
금융중심지지원센터에 따르면 삼성증권이 보유하고 있는 해외법인은 2018년 말 기준 3곳이다. 삼성증권과 함께 초대형 종합금융투자회사로 꼽히는 미래에셋대우는 15곳, 한국투자증권은 7곳, NH투자증권은 6곳 등의 해외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심지어 삼성증권은 최근 10년 동안 해외법인과 해외사무소를 한 곳도 신설하지 않았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런던, 뉴욕, 홍콩 등 주요 도시 3곳에서 해외법인을 운영하고 있고 해외사무소도 2곳 보유하고 있다”며 “새롭게 해외법인을 세울 계획은 세워두지 않았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해외법인 설립에 일정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는 것보다 이미 구축돼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은 과거부터 글로벌 금융회사와 제휴를 통해 다양한 국가들로 영향력을 넓혀왔다.
2008년 영국 종합투자금융회사(IB) 로스차일드와 협력 관계를 맺은 데 이어 중국, 대만, 일본, 베트남, 캐나다, 프랑스 등의 금융회사와도 제휴를 맺었다.
삼성증권은 특히 로스차일드와 10여 년 동안 두터운 관계를 유지하면서 로스차일드와 함께 인수합병, 자산투자 등 사업을 추진해 왔다.
최근에는 로스차일드가 우량 매물을 발굴하면 삼성증권이 이를 구조화한 뒤 판매하는 방식으로 함께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로스차일드가 해외 에너지, 발전 인프라 투자 등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만큼 삼성증권도 앞으로 이와 관련된 투자를 대폭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로스차일드와 맺은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다양한 사업을 따내고 있다”며 "앞으로 글로벌 금융회사들과 제휴하는 방식으로 투자금융사업을 넓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