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벤처투자 활성화정책을 추진하면서 벤처캐피탈이 수익을 확대할 수 있다는 기대를 품고 있다.
12일 증권업계와 벤처캐피탈업계에 따르면 벤처 활성화정책 추진에 따라 벤처기업에 정부 자금이 유입돼 성장 가능성이 커지면 벤처캐피탈들도 수혜를 입을 수 있다.
▲ 6일 서울 강남구 선릉로 디캠프에서 열린 '제2벤처붐 확산 전략 보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
오태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추진하는 벤처 붐 확산전략에서 2022년까지 12조 원 규모의 스케일업 펀드를 구성한다는 계획이 핵심적 내용"이라며 "벤처 투자환경이 개선되고 수익성이 좋아져 벤처캐피탈기업들이 수혜를 입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케일업 펀드는 창업 이후 사업이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성장 단계에 자금을 넣어 주는 펀드다.
오 연구원은 벤처 붐정책의 수혜기업으로 아주IB투자, 에이티넘인베스트, SV인베스트먼트, SBI인베스트먼트, 티에스인베스트먼트, 큐캐피탈 등의 밴처캐피탈들을 꼽았다.
벤처캐피탈업계에서는 정부 정책으로 벤처캐피탈의 사업영역도 앞으로 넓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새로 도입될 비상장기업 투자전문회사(BDC)제도의 운영주체에 벤처캐피탈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비상장기업 투자전문회사는 정부가 비상장 벤처기업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도입하려고 하는 제도다.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공모해 특수목적법인(SPC) 형태로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비상장기업 투자전문회사를 만들어 비상장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비상장기업 투자는 높은 수익을 낼 수도 있지만 투자한 기업이 주식시장에 상장될 때까지 현금화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비상장기업 투자전문회사에 투자하면 결과적으로 비상장기업에 투자하면서도 주식시장에서 바로 현금화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비상장기업 투자전문회사는 이전부터 비상장 벤처기업 투자를 장려하기 위한 방안으로 검토됐다. 하지만 검토 과정에서는 벤처캐피탈이 운영주체에서 제외돼 벤처캐피탈업계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었다.
밴처캐피탈업계 한 관계자는 “위험을 감수하는 비상장 벤처기업 투자를 전문적으로 하는 것은 벤처캐피탈들인데 비상장기업 투자전문회사 운영주체에 벤처캐피탈이 빠져서 말이 많았다”며 “이번에 벤처캐피탈이 포함돼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밖에 벤처캐피탈에 벤처기업 투자 관련 자산운용업무를 할 수 있는 집합투자업 인가를 줘 비상장기업 투자전문회사를 독자적으로 운용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벤처캐피탈업계의 사업영역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이와 별개로 벤처캐피탈과 증권사 등이 협업하는 방안도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다른 금융투자업종이 벤처캐피탈의 유망기업 발굴 역량을 활용할 수 있도록 상호 협력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