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된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검사 한동훈)는 장세주 회장을 오는 21일 오전 10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다고 20일 밝혔다.
|
|
|
▲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
장 회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과 배임, 상습도박 등 3가지다.
장 회장은 동국제강 해외법인을 통해 고철 등 원자재를 거래하는 과정에서 실제 가격보다 단가를 부풀려 차액을 돌려받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하고 이 가운데 일부를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장 회장이 미국법인 동국인터내셔널(DKI) 등 해외법인을 이용해 거래대금을 부풀리며 회삿돈을 빼돌리고 파나마와 마셜군도 등 조세회피지역에 세운 역외법인을 통해 자금을 세탁해 거액의 부외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런 수법으로 만든 비자금 규모가 110억 원에서 최대 200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검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장 회장은 회삿돈 200만~300만 달러로 미국 라스베이거스 특급호텔에서 상습적으로 도박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장 회장이 동국제강에서 횡령한 자금 가운데 상당한 액수를 외국법인 계좌에 입금했다가 일부를 손실처리하는 방식으로 도박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 장 회장이 미국 도박장 여러 곳에서 상습적으로 도박을 벌여 50억 원 상당의 수익을 얻었다는 말도 나온다. 또 장 회장이 도박자금뿐 아니라 현지에서 지인들에게 명품 등 고가의 선물을 제공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장 회장이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거래 대금을 부풀리는 등 부당한 내부거래로 비자금을 조성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동국제강 계열사들이 내부거래로 수백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과정에서 실적을 부풀리거나 거래대금을 허위로 계산해 회삿돈을 빼돌렸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특히 장 회장과 자녀가 지분을 소유한 동국제강이 건물관리업체 페럼인프라, IT계열사 DK유엔씨 등을 통해 내부거래로 수십억 원을 빼돌린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장 회장에 대한 조사결과를 검토한 뒤 이르면 이번 주중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난달 28일 동국제강 본사와 계열사, 장 회장 자택 등에 수사팀 60~70여 명을 보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은 국세청으로부터 동국제강에 관한 세무자료를 제출받고 미국당국으로부터도 도박 관련 자금내역을 넘겨받아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