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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철, LG유플러스 만년꼴찌에서 어떻게 탈출시킬까

서정훈 기자 seojh85@businesspost.co.kr 2015-04-17 06: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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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철, LG유플러스 만년꼴찌에서 어떻게 탈출시킬까  
▲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이 4월6일 용산사옥 이전 기념식에 참석해 직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이 LG유플러스의 용산시대를 열었다.

이 부회장은 용산 시대 개막과 함께 LG유플러스의 비전으로 ‘새 삶의 창시자’(New Life Creator)‘를 제시했다.

가령 한 직원이 회사에 출근해 사원증을 1층 로비에 있는 장치에 인식시킨다. 그러면 엘리베이터가 자동으로 그 직원의 사무실이 있는 층으로 ’모셔다‘ 준다.

이런 새로운 생활 창시자는 LG유플러스가 이동통신시장에서 탈꼴찌를 하고자 하는 전략의 핵심이다.

이 부회장은 LG유플러스가 이통통신시장 점유율 꼴찌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동통신이 아닌 탈통신 분야에서 새로운 판을 짜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부회장이 주목하는 탈통신 사업분야는 가정과 직장 등 일상생활과 관련된 서비스와 기기들이다.

이 부회장은 이런 전략을 앞세워 다가올 5G시대에 LG유플러스가 꼴찌라는 멍에를 벗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런 이 부회장의 목표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먼저 LG유플러스에 덧씌워진 '만년 3위'라는 이미지를 '강한 3위'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 이상철 “새 삶의 창시자(New Life Creator)로 거듭나자”

이상철 부회장은 최근 LG유플러스 용산 신사옥 입주 행사에서 “용산시대 개막과 함께 LG유플러스가 ‘새 삶의 창시자’(New Life Creator)로 거듭나자”고 선언했다.

이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부터 ‘새 삶의 창시자’라는 말을 줄곧 강조하고 있다. ‘새로운 삶’을 창조하겠다는 이 부회장의 의지는 신사옥 곳곳에 담겨있다.

LG유플러스의 용산 신사옥은 직원들의 정보가 담긴 사원증을 이용해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를 필요가 없다. 또 건물 전체의 전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최상의 업무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자동화 설비 등이 구축됐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에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5’와 그 앞에 열린 ‘국제가전박람회’(CES) 등에 참석해 가정용 사물인터넷이 다가올 5G 시대 LG유플러스의 핵심 사업이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5G 시대는 단순히 속도가 빨라지는 것만 의미하지 않는다”며 “속도는 기본이고 가정과 직장 등 우리 삶과 관련된 대부분의 것들을 데이터와 클라우드 통신망으로 연결해 삶의 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고객수요가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서비스 패키지 등 10여 개 이상의 가정용 사물인터넷 신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는 이미 차량 상태를 운전자가 쉽게 확인할 수 있는 ‘TiA 스마트카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 가운데 LG유플러스가 가정용 사물인터넷 사업에 가장 적극적이라는 데 뜻을 같이 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SK텔레콤은 업계 1위로서 불량회선을 정리하는 등 여유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통3사 가운데 KT와 LG유플러스가 신사업 개척에 가장 적극적인데 특히 LG유플러스의 행보가 공격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LG유플러스는 미래 신사업에 대한 방향을 확실하게 짰다”며 “아직까지 5G시대에 대한 사업표준화 작업도 마치지 않은 상황에서 관련 상품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만년꼴찌에서 어떻게 탈출시킬까  
▲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 이상철 “탈통신으로 새 판 짠다”


이 부회장이 새 삶의 창시자를 강조하며 가정용 사물인터넷 사업에 온힘을 쏟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 부회장은 이동통신시장에 구축된 이른바 5대 3대 2의 점유율 구도 속에서 LG유플러스가 점유율 꼴찌를 벗어나는데 한계가 왔다고 본다.

특히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의 시행으로 과거처럼 이통시장 가입자를 대폭 늘리기도 힘들어진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이 부회장은 이동통신 사업을 대신할 새로운 주력사업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가 ‘탈통신’을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부회장은 LG유플러스가 탈통신 사업으로 세계 1등에 올라서겠다는 포부를 수차례 밝혔다.

새판 짜기는 이 부회장의 전매특허이기도 하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0년 LG유플러스 수장이 된 뒤 “기존 경쟁에서 이길 자신이 없으면 이길 수 있는 판을 아예 새롭게 짜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취임 뒤 기자회견에서 “나무가 겨울을 나기 위해서는 잎사귀를 모두 떨궈야만 한다”며 “경쟁에 머물러 있기보다는 잘할 수 있는 분야를 개척하는데 능력을 쏟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이 4세대 이동통신(LTE)을 재빠르게 도입해 성과를 거둔 점도 새판짜기 전략으로 꼽힌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011년부터 LTE 전국망 구축에 나서 사업을 가장 먼저 완료했다.
 
이 덕분에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전체 가입자 가운데 75%를 LTE 가입자로 채웠다. SK텔레콤과 KT는 LTE 가입자가 아직 70%에 도달하지 못했다.

LG유플러스가 LTE 사업에서 거둔 성과는 점유율과 수익률 향상으로 이어졌다.
 
LG유플러스는 17%에 머물던 이통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19%대 중반까지 올랐다. LG유플러스는 이통3사 가운데 영업이익을 가장 저조하게 냈는데 2013년 5421억 원으로 5천억 원을 돌파했다.

◆ 이상철, 5G 시대를 준비한다

이 부회장이 추진하는 새판짜기는 다가올 5G 시대를 겨냥하고 있다.

5G 시대가 개막하면 현재 LTE-A보다 최대 1천배 빠른 속도는 기본이고 그 속도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사업이 새롭게 급부상할 것으로 이 부회장은 내다본다.

이 부회장은 5G 시대가 열리기 앞서 현재 보유한 기술력을 최대한 활용해 LG유플러스가 가정용 사물인터넷 사업에서 앞서갈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LG유플러스는 전자결제사업 ‘페이나우’를 앞세워 국내 모든 신용카드사와 가맹점 계약을 맺었다. LG유플러스는 초고화질 화질로 제공되는 UHD VOD(다시보기) 서비스 분야에서도 KT와 SK브로드밴드 등을 제치며 앞서나가고 있다.

업계에서 LG유플러스가 보유한 데이터 수집 및 분석 기술과 백색가전 분야에서 강점을 보유한 LG전자와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점친다.

이 부회장이 미래사업 전략으로 탈통신 분야를 강조할 수 있는 점도 결국 LG그룹 계열사들과 협업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있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동통신 사업만 놓고 봤을 때 LG유플러스만의 장점은 없었다”며 “하지만 다양한 전자기기와 데이터 통신을 결합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탈통신을 외치고 있지만 따지고 보면 모든 미래사업도 데이터 통신을 기반으로 한 통신사업”이라며 “통신 본연의 경쟁력을 살리면서 이를 생활과 밀접하게 융합시키겠다는 것이 전략의 핵심”이라고 풀이했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만년꼴찌에서 어떻게 탈출시킬까  
▲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이 3월 2일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5에 참가해 LG전자 스마트워치 '어베인'을 시연해보고 있다 <뉴시스>

◆ ‘강한 3등’ 먼저 더 키워야 한다


일각에서 이상철 부회장이 추진하는 LG유플러스의 탈꼴찌 전략에 의문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 부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탈통신 사업과 가정용 사물인터넷 사업 등도 결국 SK텔레콤과 KT와 치열한 경쟁을 펼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지난달 유선통신 사업과 IPTV 사업을 담당하던 SK브로드밴드의 지분 100%를 인수해 자회사로 삼겠다고 밝히며 5G 시대 개막에 앞서 본격적으로 사업 확대작업에 돌입했다.

KT도 황창규 회장이 5G 시대를 ‘기가토피아’로 정의하고 인터넷과 연계한 사업을 선점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LG유플러스가 5G 시대에 본격적인 승부를 보려면 현재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더욱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KDB대우증권의 한 관계자는 “경쟁을 펼치려면 말 그대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며 “5G 시대로 들어가기 전에 이통시장의 5대 3대 2 점유율 구도를 최대한 무너뜨리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LG유플러스는 이통3사 가운데 자금력의 한계로 ‘만년 3등’ 꼬리표를 떼지 못 했다”며 “대신 LTE사업이 성공한 뒤 얻은 ‘강한 3등’의 이미지를 더욱 키워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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