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 강일동과 하남 미사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지하철 9호선 추진위원회'는 18일 서울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어 서울시에 강일동을 지하철 9호선 연장계획에 포함할 것을 촉구했다.
지하철 9호선은 단계적으로 연장되고 있다. 2018년 12월 종합운동장역에서 중앙보훈병원역에 이르는 3단계 구간까지 완성됐다. 조만간 서울시에서 내놓을 3기 철도망 계획에는 중앙보훈병원역에서 강동구 고덕동, 강일동 등을 잇는 4단계 구간 건설계획이 담길 것으로 애초 예상됐다.
국토부는 지하철 9호선이 강일동까지 연장되면 강일~미사를 잇는 연장계획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워 놨다.
국토부가 2016년 관보에 게시한 ‘제3차 국가 철도망 구축계획’에 따르면 강일~미사를 잇는 1.4km 구간을 사업비 1891억 원을 들여 연장한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하지만 서울시가 사업성이 낮다는 이유로 지하철 9호선을 연장하는 4단계 계획에서 강일역 구간을 제외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국토부도 난처한 처지가 됐다. 4단계 연장 계획에 강일역까지 이르는 구간이 포함돼야 그 다음 단계로 강일~미사를 이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앙보훈병원역에서 이어지는 4단계 구간은 서울시가 주관하고 그 이후 경기도 지역 연장 구간을 국토부가 맡는다. 서울시가 만약 연장 계획에서 강일동을 제외하면 하남 미사로 이어지는 9호선 연장 공사는 기약 없이 늦춰질 수밖에 없다.
하남시 미사지구에는 4만 가구 가까이 입주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이 분양을 앞두고 있어 인구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남시는 2021년에 시 전체 인구가 33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때문에 미사지구의 주택과 인구는 늘어나는데 교통 인프라는 열악하다는 불만이 나온다. 하남 미사지구 주민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서울 강남 등 주요 업무지구로 이동하는 데 시간도 많이 들고 한 번에 가기 어려워 여러 번 갈아타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강일지구의 지하철 9호선 연장이 무산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구리시에서 지하철 9호선 연장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져 하남시 미사지구 주민들의 불안감은 더 증폭됐다.
구리시는 현재 9호선 연장 계획 구간의 북쪽 지역에 있는데 구리시 쪽으로 9호선이 연장되면 동쪽의 하남시로 연결되는 계획은 실현될 수 없다.
김상호 하남시장은 시청 상황실에서 현안회의를 열고 “미사지구를 중심으로 강일역 9호선 연장구간이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고 구리시가 9호선 유치 의지를 밝힘에 따라 노선이 바뀌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형성되고 있다”며 “잘못된 정보가 유포되지 않도록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하남시 공무원들에게 지시했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모두 3기 철도망 계획이 확정되기 전까지 9호선 연장계획과 관련한 문의에 대답해 줄 수 없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서울시 3기 철도망계획이 아직 확정 고시된 게 아니기 때문에 국토부와 지역 정치권이 확정고시 전까지 서울시를 설득하기 위한 물밑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신도시에 주택을 공급할 때 교통대책도 함께 마련한다는 것은 국토부가 세운 방침이기도 하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2018년 10월 “주택 공급계획에 광역교통망 확충 등을 가급적 포함해 그 지역에서 살고자 하는 사람들의 불안을 없애겠다”며 “기존 신도시 대상으로도 교통대책을 내 놓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9일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강동구갑 국회의원)과 이현재 자유한국당 의원(경기 하남시) 등을 만나 “9호선 하남 연장이 조기 착수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약속했다.
하남시와 강동구 지역 정치인들은 서울시를 설득하며 주민 달래기에 나섰다. 강동구갑을 지역구로 둔 진선미 장관은 16일 공식블로그에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나 9호선 강일동 추가 연장을 두고 호소했다”며 “박 시장이 해당구간의 필요성을 공감하며 적극적으로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