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회장은 현대모비스의 전신 현대정공 시절인 1987년 대표이사 회장에 오른 뒤 현재까지 33년 넘게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과거만 해도 정 회장의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연임은 확정된 일로 여겨졌다. 하지만 현재 현대차그룹의 세대교체가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정 회장이 올해를 기점으로 더 이상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를 맡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정 회장은 2016년 말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국회에 모습을 드러낸 뒤 2년 넘게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2017년과 2018년 현대차그룹의 시무식은 모두 윤여철 부회장이 대신했으며 지난해 9월 정의선 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체제가 출범하면서 경영권 승계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이미 정 수석부회장은 2018년 말 사장단 인사에서 정몽구 회장이 직접 현대모비스 수장으로 발탁한 임영득 사장을 현대케피코 출신의 박정국 사장으로 교체했다.
정 회장은 현대모비스에 등기임원이라는 적만 두고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있는데 정 수석부회장 중심의 그룹 운영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현대모비스 대표에서 자연스럽게 물러날 가능성이 크다.
증권가는 정 회장의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퇴진이 사실상 정해진 수순이라고 본다.
정 회장이 2018년 3월에 옛 현대그룹의 적통과도 같은 현대건설의 기타비상무이사에서 물러난 것을 놓고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 세대교체가 시작된 것”이라며 “정 회장의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현대차 대표이사 임기가 각각 2019년 3월, 2020년 3월에 끝나면서 2020년까지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