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이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통한 보험업 진출 기회를 놓친 만큼 BNK금융그룹의 비은행부문 강화를 위한 움직임에 더욱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투자증권과 자산운용, 캐피탈 등 기존 계열사의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며 추가 인수합병 기회를 엿볼 가능성이 높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회장은 2023년까지 BNK금융그룹의 비은행부문 수익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리고 계열사를 10개 이상 보유한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BNK금융그룹의 비은행부문 수익 비중은 12.1%이고 현재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BNK캐피탈, BNK투자증권 등 8곳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김 회장은 “은행 중심 성장으로는 한계가 있어 비은행 계열사 외형을 확대하는 등 그룹 자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다”며 “보험, 부동산신탁사 등 아직 진출하지 않은 금융산업과 관련해 인수합병(M&A)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이 금융 계열사 매각작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자 롯데손해보험 인수후보로 BNK금융지주가 유력하게 꼽혔다.
그러나 한화그룹과 MBK파트너스 등이 롯데손해보험에 관심을 두는 등 인수전이 치열해지면서 인수자금 규모도 만만치 않게 되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따른 자본확충도 부담으로 작용해 BNK금융지주는 인수전에서 발을 뺐다.
BNK금융지주가 롯데손해보험을 품에 안았다면 빠르게 보험부문을 강화할 수 있었지만 기회를 놓친 셈이다.
김 회장은 아쉬움을 뒤로 하고 자산운용과 캐피탈, 투자증권 등 현재 보유하고 있는 비은행 계열사의 경쟁력을 키우는 데 더욱 공을 들이며 추가 인수합병 기회를 엿볼 것으로 예상된다.
비은행부문 확충의 구체적 목표시기인 2023년까지 상당한 시간이 남은 만큼 보험사 매물을 꾸준히 살피며 상황에 맞춰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BNK자산운용과 BNK투자증권 등 계열사들은 BNK금융지주의 든든한 자금지원을 밑바탕으로 순조롭게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
BNK금융지주는 BNK자산운용에 2017년 말 300억 원을 증자한 데 이어 지난해 말에 또 다시 300억 원을 증자했다.
BNK자산운용은 100억 원대 소형 자산운용사에서 700억 원대 자본규모를 갖춘 중형 자산운용사로 거듭났다. BNK자산운용의 전신인 GS자산운용은 2015년 BNK금융지주가 인수할 당시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었지만 ‘환골탈태’한 셈이다.
BNK금융지주는 지난해 초에는 BNK투자증권의 2천억 원 규모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BNK투자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를 4천억 원대로 불렸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BNK투자증권은 지난해 순이익 115억 원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된다. 2017년과 비교하면 순이익이 500% 급증한 것으로 사상 최대 순이익 규모다.
불어난 자기자본을 적극 활용해 투자금융 사업에 집중한 효과가 나타났던 것으로 파악됐다.
김 회장은 비은행부문 강화의 일환으로 계열사들의 글로벌 진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 카자흐스탄 등에 현지법인을 세워 자리잡은 BNK캐피탈을 중심으로 라오스에 부산은행, BNK투자증권을 더한 복합점포를 세우고 추가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 진출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김 회장은 “기존에 진출하지 않은 보험·부동산신탁사 등의 분야에서 인수합병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해외부문 진출을 위한 조사도 다각도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