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스마트폰사업을 담당하는 IM부문에서 지난해 부진한 영업이익을 냈다.
올해도 중저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수익성이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삼성전자가 5G 스마트폰과 접는(폴더블) 스마트폰 등 차세대 제품의 성공에 더 큰 기대를 걸어야만 한다.
이종민 삼성전자 무선기획팀 상무는 31일 콘퍼런스콜을 통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가 지난해부터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제품 라인업 최적화로 수익성 방어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휴대폰 평균 판매가격은 2017년 4분기 210달러 후반대에서 2018년 4분기 200달러 초반대까지 떨어졌다. 갤럭시S9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판매 비중 감소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판매 감소는 IM부문 전체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IM부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0조1700억 원으로 2017년보다 14% 급감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은 지난해 연간 매출의 약 40%를 차지한 핵심사업이다.
최근 급격한 반도체업황 악화로 삼성전자가 올해 실적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스마트폰사업의 실적 반등은 더욱 중요한 과제로 남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 반등을 우선적 목표로 두고 적극적으로 가격 대비 성능을 강화하는 전략을 쓰고 있는 만큼 올해 IM부문 수익성이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갤럭시A와 갤럭시M 시리즈 등 중저가 스마트폰에 멀티 카메라 등 고가 부품을 채용하고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성능을 높여 내놓는 전략을 쓰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 카날리스는 홈페이지를 통해 "삼성전자가 중저가 스마트폰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방향을 바꾸면서 수익성을 희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 상무는 콘퍼런스콜에서 2월 공개를 앞둔 새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10' 시리즈를 폭넓은 가격대로 출시해 고객의 선택폭을 늘리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갤럭시S9 시리즈가 비싼 가격을 이유로 부진한 판매를 보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사실상 갤럭시S10의 가격 경쟁력을 강화해 내놓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삼성전자가 올해도 스마트폰사업 수익성을 개선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뚜렷한 반등 계기를 만들어내는 일이 절실하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출시를 앞둔 5G 스마트폰과 접는(폴더블) 스마트폰이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 수익성을 책임질 핵심 제품군으로 자리잡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 상무는 "5G통신이 적용된 스마트폰은 기존 제품보다 가격이 높겠지만 고객이 만족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세계에서 교체수요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내놓을 첫 5G 스마트폰은 200만 원 안팎의 가격에 판매될 것으로 추정된다. 고성능 부품을 집약한 만큼 완전한 프리미엄 라인업으로 기존 스마트폰과 차별화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부터 세계에서 5G통신의 상용화가 시작되며 5G 스마트폰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고가의 5G 스마트폰이 삼성전자 스마트폰 수익성 개선을 주도할 가능성이 있다.
이 상무는 "삼성전자 5G 스마트폰은 최고 사양을 갖춘 제품으로 침체된 스마트폰시장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고객이 가격 프리미엄을 지불하도록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상반기 출시계획을 밝힌 접는 스마트폰도 최소 200만 원 이상에 판매가 예상되는 고가 제품이다.
생산수율 등 문제로 초반 출하량은 적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삼성전자가 접는 스마트폰 신제품을 꾸준히 내놓을 것이라고 예고한 만큼 실적에 기여하는 폭도 갈수록 커질 가능성이 높다.
▲ 삼성전자의 접는(폴더블) 스마트폰 시제품. |
이 상무는 "접는 스마트폰을 적기에 출시해 유행을 주도하고 새 시장을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라인업인 갤럭시S 시리즈가 시장에서 경쟁사 제품과 차별화하기 어려워지면서 스마트폰 점유율과 수익성 모두에서 위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올해부터 출시되는 5G와 접는 스마트폰은 삼성전자가 오랜 기간 준비해온 만큼 애플이나 중국 스마트폰업체와 비교해 확실한 경쟁 우위를 보여줄 수 있는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5G와 접는 스마트폰의 시장 개막을 주도하며 초반부터 확실하게 입지를 굳힌다면 고가 스마트폰의 수요를 선점해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성과를 볼 가능성이 높다.
이 상무는 "다양한 고객의 수요가 반영된 라인업을 준비하며 개별 제품의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며 "디자인 변화와 신기술 적용을 통해 최고의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