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노사가 주말 집중교섭을 벌였지만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노사관계가 다시 악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 노조는 14일 오후 3시 중앙노동위원회에 사후조정을 접수했다.
▲ 허인 KB국민은행장과 박홍배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 |
지난 주말 집중교섭을 벌인데 이어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교섭을 진행했지만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노사는 사흘 동안 이어진 교섭에서도 페이밴드(직급별 기본급 상한제)와 'L0 직원'의 경력 인정 등 주요 쟁점사항을 놓고 평행선을 달렸다.
13일 집중교섭에서는
허인 KB국민은행장과 박홍배 노조위원장이 만나는 대표자 교섭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여전히 페이밴드 전면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임금피크제 진입시기를 놓고도 산별 합의에 따라 일괄 1년 연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회사는 페이밴드는 폐지할 수 없고 직급별 임금피크제 진입시기를 통일해야 하기 때문에 팀원 이하의 직원은 6개월 연장해야 한다는 방안을 고수하고 있다.
회사는 이미 노조가 요구했던 성과급 300%를 받아들인 만큼 다른 사안을 놓고 더 이상은 양보하기 어렵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주 회망퇴직 합의로 한층 가까워졌던 노사관계에도 다시 빨간 불이 켜질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교섭이 진행되는 동안 유보하기로 했던 ‘파업 참가’ 근태등록과 관련한 국가인권위원회 진정과 일선 지점장들의 파업 참가 방해 등 부당노동행위의 가능성이 있는 행위와 관련한 고소와 고발,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찰 요구 등도 다시 진행하기로
다.
노조 관계자는 “사후조정을 포함해 회사와 교섭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면서도 “회사가 사후조정 동의를 거부하거나 지금과 같이 불성실하게 교섭에 나서면 2차 총파업을 포함해 대응 수위를 높여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노조가 다시 강경한 태도로 돌아서면서 2차 파업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다만 2차 파업은 회사뿐만 아니라 노조에게도 부담이 너무 큰 만큼 그 전에 노사가 합의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회사는 중노위 사후조정의 실효성을 검토하는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중노위의 사후조정으로 노사가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노사는 지난해에도 중노위에 조정을 신청했지만 두 차례에 걸친 조정회의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