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아시아나항공의 제2의 저비용항공사 ‘서울에어’가 공급과잉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기우라고 일축했다.
아시아나항공은 31일 제27기 정기주주총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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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 |
김수천 사장은 주총에서 “수도권을 기반으로 하는 저비용항공사 서울에어를 출범하고 기체정비와 부품지원(MRO) 사업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서울에어에 대해 “올해는 유가 환경과 시장의 호조로 투자의 적기라 생각한다”며 “올해 안으로 서울에어를 출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국내 저비용항공사는 5개지만 한국에 취항한 외국계 저비용항공사는 20여 개”라며 “아시아나항공도 국내 저비용항공사로서 경쟁력을 키워 해외 저비용항공사와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최근 제주항공 등 3개 저비용항공사가 아시아나항공의 제2 저비용항공사 설립을 막아달라며 국토교통부에 건의서를 낸 데 대해 “저비용항공사의 공급과잉은 기우”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저비용항공시장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대세”라며 “내부의 기득권보다 국제적 경쟁의 틀 속에서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등 국내 저비용항공사 3곳은 국토교통부에 “새 저비용항공사가 등장하면 제살 깎아먹기식의 출혈경쟁이 예상된다”며 아시아나항공의 저비용항공사 설립을 막아달라는 내용의 공동건의서를 제출했다.
김 사장은 아시아나항공이 서울에어 설립을 위해 배당금으로 에어부산 주주들을 달랬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며 “투자 뒤 7년 정도 기다린 에어부산 주주들을 더 이상 기다리게 할 수 없어 배당금을 지급하게 됐다”고 대답했다.
에어부산은 30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총 50억 원의 결산배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에어부산의 주주인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부산시, 세운철강 등 부산을 기반으로 두고 있는 14개 지역업체들은 주당 500원의 배당금을 받는다.
국내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배당을 실시한 것은 에어부산이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에어부산이 서울에어 설립에 따른 에어부산 주주들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배당을 실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에어부산 주주들은 서울에어가 설립되면 아시아나항공의 투자가 한 쪽으로 치우쳐 에어부산의 경쟁력이 약해진다며 지난해부터 서울에어 설립을 반대해 왔다.
아시아나항공은 연내 출범을 목표로 서울에어 추진을 본격화하고 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이달 초 류광희 부사장을 서울에어 대표를 선임하고 14명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를 꾸렸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4일 이사회에서 자회사 서울에어의 설립을 결의했다.
김 사장은 주주총회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저비용항공사와 함께 기체정비와 부품지원(MRO) 사업도 꼽았다.
김 사장은 “국내 여러 항공사들과 협의한 결과 기체정비와 부품지원사업에 대한 수요가 있음을 파악했다”며 “이 사업 진출에 대한 타당성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초 충청북도, 청주시와 기체정비 및 부품지원사업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김 사장은 금호산업 인수전과 관련해 “그룹 차원에서 논의할 일”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요구도 나왔다.
한 주주는 “2700억 원의 결손금이 있어 내년에도 배당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며 “새로운 항공기를 도입하는 것보다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 서재환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실 사장, 한창수 경영관리본부장(부사장) 등 4명을 재선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