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는 2018년 8월 동남아시아판 우버 ‘그랩’에, 2018년 4월 중국 승차공유회사 ‘디디추싱’에 투자하기 위해 각각 1686억 원, 2800억 원 규모로 펀드를 조성했다.
또 중국 1위 드론회사인 DJI에 1200억 원을 투자해 최대주주로 올라서기도 했다.
미래에셋대우는 그동안 해외에서 주로 부동산 분야에 투자해 왔는데 최근에는 글로벌 성장기업으로 분야를 넓히고 있다.
박현주 회장이 미래에셋대우를 ‘한국판 골드만삭스’로 키워낼 꿈을 키우고 있는 만큼 단순히 부동산 매물에 투자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고 잠재 성장성을 지닌 투자상품을 적극적으로 찾아다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대우를 비롯한 대부분의 국내 증권사들은 해외 투자금융(IB)시장에서 부동산 매물을 인수하고 셀다운(인수 후 재매각)하는 방식으로 주로 딜을 따왔다. 부동산 분야는 안정적으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어 증권사 사이 경쟁도 치열한 편이다.
그러나 박 회장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4차산업혁명’과 관련한 투자 분야에 관심을 두는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지난해 10월 사내방송에서 “부동산 투자는 막바지에 이르렀다”며 “클라우드나 헬스케어 등에 투자해 시장 자금흐름의 변화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클라우드 기술은 인터넷 서버에 데이터를 저장하고 활용하는 기술로 아마존, 구글 등 거대 정보통신(IT)기업들이 주목하는 핵심 기술로 꼽힌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7월 네이버와 손잡고 1조 원 규모로 ‘미래에셋-네이버 아시아그로쓰펀드’를 구성하기도 했다. 아시아 지역의 유망한 벤처기업에 투자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대우를 단순히 투자매물과 투자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에서 벗어나 자기자본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위험을 감수하면서 직접투자에 나서는 글로벌 투자금융회사로 키우려는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대우가 최근 대규모 투자를 벌인 그랩, 디디추싱, DJI 등은 전통 기업들과 비교해 실적 불확실성이 있지만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눈여겨본 것으로 풀이된다.
박 회장은 “장기적 관점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회사를 중심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꾸리는 것이 미래에셋의 방향성”이라며 “어느 한 국가나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하지 않고 분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