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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북제안에 북한 포 500발 발사로 응답

강우민 기자 wmk@businesspost.co.kr 2014-03-31 17:3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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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북제안에 북한 포 500발 발사로 응답  
▲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북 해상을 향해 발사한 포탄 중 일부가 NLL 남쪽으로 떨어지자 우리 군이 대응사격에 나섰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이 31일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북한의 해상 사격훈련 경과'와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북한이 31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북 7곳의 진지에서 해안포와 방사포 500여발을 발사했다. 이 가운데 100여발은 NLL 이남 우리 해상에 떨어졌다.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인 독수리 연습에 반발해 포를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핵 문제에 대한 한·미·일 연대가 구체화되는 데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독일 드레스덴에서 평화통일 구상을 위한 3대 대북 제안을 발표했지만 북한은 사격훈련으로 응답한 꼴이 돼 앞으로 남북관계는 당분간 경색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은 박 대통령의 드레스덴 선언에 동의하지 않으며 남한의 의도대로 끌려가지 않겠다는 강한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날 북한은 서해북방한계선 NLL 전역에서 사격훈련을 벌인다고 오전 우리 측에 통보했다. 북한이 훈련 계획을 우리측에 사전 통보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또 포사격을 하면서도 반복적으로 경고 방송을 내보냈다. 이는 다른 한편으로 대화의 여지를 남겨놓고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게 한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오늘 12시15분께부터 사격훈련을 시작한 북한군이 해안포와 방사포 등을 동원해 500여발 가량을 사격했다"며 "이중 100여발이 NLL 이남 우리 해상을 침범해 떨어졌다"고 밝혔다.김 대변인은 "북한군의 사격으로 NLL 이남 해상으로 떨어진 100여발은 북한군이 7차례에 걸쳐 모두 2구역 해상으로 발사한 것"이라며 "우리 군도 이에 대응해 K-9 자주포로 300여발을 대응사격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북한군의 2구역은 백령도와 정면으로 맞보고 있는 곳으로 백령도와 가까운 진지에서 의도적으로 우리쪽 NLL 해상을 향해 집중 사격을 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대변인은 "우리 군은 오늘 오전 8시께 북한군으로부터 서해안 일대 7곳에 대한 해상포병 사격 계획을 통보받은 직후 서북 5도 주민을 우선적으로 안전하게 대피시키고, 조업어선은 신속하게 복귀하도록 조치했다"며 "서북도서 지역의 경계태세를 상향 조정하고 위기관리 체계를 즉각 가동시켰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우리 군은 북한의 이번 해상사격이 계획된 도발이며 남북관계 주도권을 갖고 NLL에 대한 우리 군의 수호의지를 시험하려 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북한이 우리 군의 정당한 대응사격을 빌미로 해서 우리 도서와 해역에 도발한다면 우리 군은 단호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은 앞서 26일 북핵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한미일 정상회담에 대한 반발로 중거리 탄도미사일인 노동미사일 2발을 발사한 데 이어 29일 외무성 성명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핵 실험도 배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이번 사격 훈련은 박 대통령이 비핵화를 전제로 드레스덴 제안을 한 데 대한 정면 반박으로 보인다. 또 '핵 포기 의사가 없으며 더 강한 도발을 할 수 있다'는 의지의 국제사회에 보여준 것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대북정책에 반발하면서 한반도의 긴장 수위를 올려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도가 포함됐다고 분석한다. 또 긴장국면 조성을 통해 내부결속을 다지고 김정은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도 깔린 것으로 바라본다.

한 북한 전문가는 북한이 그동안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미국과 남한의 대응이 미온적이고 오히려 북핵 문제를 놓고 일본과 공제를 강화하는 것을 보고 분노를 표시한 것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북한이 외무성 발표를 통해 4차 핵실험을 예고했기 때문에 과연 북한이 또다시 핵실험을 강행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3차례 핵실험은 모두 외무성 예고 이후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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