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은 보통 연초에 행장의 신년사를 통해 1년 동안의 경영 목표를 직원들에게 알리고 이를 위한 노력을 당부하는데 두 대표는 이런 격식을 깬 것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사내 메일을 통해서도 두 대표의 신년사는 없었다”며 “별도의 신년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대표는 올해도 카카오뱅크를 ‘같지만 다른 은행’으로 만드는데 힘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두 대표는 지난해 ‘비대면 전월세보증금 대출’과 ‘26주 적금’, ‘내 신용정보 관리’, ‘모임통장’ 등 기존 은행 상품에 변화를 준 금융상품들로 인터넷전문은행 1위 자리를 굳혔다는 평가를 업계로부터 받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 3분기 순손실 669억 원 수준에서 2018년 3분기 순손실 159억 원 수준까지 줄였다. 가입자 수는 출범 이후 꾸준히 늘어나 800만 명을 바라보고 있다.
올해는 기존 상품들의 인기가 높은 데다 두 대표가 오랫동안 준비한 제2금융권 연계 대출상품을 포함해 개인사업자 대출도 선보이는 만큼 카카오뱅크가 흑자 전환을 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카카오뱅크가 흑자 전환을 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기존은행과 더욱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2일 “카카오뱅크가 카카오톡을 이용해 고객을 많이 모았지만 대출상품에서 기존 은행과 차별화는 성공하지 못했다”며 “인터넷전문은행의 대표적 성공모델인 중국 알리바바의 마이뱅크를 참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알리바바가 세운 인터넷전문은행인 마이뱅크는 대출을 연체하면 알리바바에 입점을 제한할 수 있는 거래구조를 갖췄다.
이를 통해 높은 금리에도 금융기관의 대출금 가운데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인 부실채권이 차지하는 비율인 고정이하 여신비율(NPL)을 낮게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제 3, 4의 인터넷전문은행 등장이 다가오면서 경쟁 격화로 마케팅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카카오뱅크의 흑자 전환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의 자산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에 못지 않게 빠른 속도로 마케팅 비용도 늘어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 제3, 4의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이 가시화되면 마케팅 비용이 더욱 가파르게 늘어나 실적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