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과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세계 최대 IT전시회 'CES 2019'에 참석해 글로벌 고객사와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을 논의한다.
이르면 2020년부터 본격화될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시대를 앞두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동차용 반도체시장 선점을 위한 수주 경쟁이 올해부터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
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김기남 부회장은 CES 2019에서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의 비공개 전시공간을 마련하고 글로벌 고객사에 다양한 반도체 솔루션을 선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김 부회장이 CES 2019에 직접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며 "다양한 메모리반도체 제품을 고객사에 소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8일 개막하는 CES 2019는 세계 최대 규모의 IT전시회로 꼽히는데 수년 전부터 글로벌 자동차기업과 전장부품기업의 참여가 급증하며 자동차 관련된 박람회의 성격이 짙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사업을 총괄하는 김 부회장이 CES 2019를 찾는 것도 세계의 IT기업과 자동차 관련된 고객사에 부품 공급을 논의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자동차용 반도체를 '엑시노스오토' 등 새 브랜드로 재편한 뒤 힘을 싣고 있는 만큼 CES 2019에서 소개하는 제품에 자동차용 반도체도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사업부에서 자동차 인포테인먼트와 자율주행 시스템 등에 쓰이는 프로세서, 자동차용 카메라에 사용되는 이미지센서 등을 개발해 고객사에 공급하고 있다.
자동차용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역시 삼성전자가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김 부회장은 CES 2019를 통해 삼성전자가 다양한 자동차용 반도체 솔루션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적극 홍보하면서 삼성전자의 전장부품 자회사인 하만을 통해 실제 상용화 사례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 역시 올해 CES 2019에서 SK그룹 계열사와 함께 다양한 자동차 부품을 전시하는 공간을 마련하고 자동차용 메모리반도체와 차량 데이터 분석에 활용되는 서버용 반도체 솔루션을 선보인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
이석희 사장이 서버와 클라우드 등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기업 관계자와 만나 사업 협력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지난해 연말인사에서 SK하이닉스 대표이사에 선임된 뒤 CES 2019를 통해 처음으로 해외 공식 일정을 보내는 만큼 고객사와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 협상에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반도체 최대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치열한 점유율 싸움을 벌이고 있는데 올해부터 자동차용 반도체시장에서 새로운 경쟁 환경을 맞게 됐다.
2019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동차용 반도체사업에서 모두 가장 중요한 한 해로 꼽힌다.
세계 대부분의 완성차기업이 2020~2021년을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의 본격적 시장 개막으로 보고 다양한 신차 출시를 준비하며 부품 확보를 논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는 일반적으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고성능 미디어 기능, 운전자보조장치 등 첨단 기술이 대거 탑재되기 때문에 기존 차량과 비교해 고성능 반도체가 훨씬 많이 필요하다.
자율주행차도 자율주행 반도체와 소프트웨어를 구동하기 위해 슈퍼컴퓨터 수준의 연산 기능이 필요한 만큼 탑재되는 메모리반도체의 성능과 용량도 크게 높아질 수밖에 없다.
▲ SK하이닉스의 자동차용 반도체 활용 분야 안내. |
반도체기업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반도체와 같은 부품이 완성차 고객사에서 인증을 받고 공급이 확정되려면 적어도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결국 2019년에 완성차 고객사의 반도체 주문을 수주하는 기업이 수요를 선점해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시장 개막의 수혜를 온전히 볼 수 있다는 의미다.
국내 대표 반도체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장이 직접 CES 2019에 나서 고객사와 협의를 추진하는 점도 자동차용 반도체사업에 온힘을 쏟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 부회장은 하만과 삼성전기, 삼성SDI 등 자동차부품을 담당하는 계열사와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의 협업체제를 강화하며 시너지를 추진하고 고객사 기반 확대를 노릴 가능성이 높다.
SK하이닉스는 CES 2019를 통해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 SKC 등 계열사와 본격적으로 협업 체제를 구축했다는 점을 알리며 다른 글로벌 기업과 협력도 적극적으로 논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