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이사회를 개혁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대차그룹이 한전부지를 인수하면서 10조 원이 넘는 인수가격을 써내는 일이 되풀이 되지 않으려면 재무 전문가 등 이사회 구성을 늘리고 동기유발을 위해 보수체계도 개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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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 회장 |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25일 현대차그룹의 주가부진과 관련해 이사회 구성과 보수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송민경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의 이사회 구성과 운영이 외국기업들과 비교해 개선할 점이 많다”고 진단했다.
현대차가 한전부지 입찰당시 10조5천억 원을 써냈던 일은 이사회에 재무 전문가가 없었기 때문일 수 있다는 것이다.
송 연구원은 현대차 이사회의 구성이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적 이슈를 다루기에 너무 빈약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전문분야의 핵심은 재무”라며 “재무전문가는 기업의 투자, 위험, 자금관리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인물로 기업의 필수요소”라고 주문했다.
송 연구원은 현대차의 이사회 구성인원도 더 늘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송 연구원은 “현대차는 부동산같이 현대차가 전문적이지 않은 분야을 판단할 때 그것을 보완해 줄 이사들의 절대적 수가 부족하다”며 “이사회가 효율적으로 운영되려면 지금보다 이사 수를 대폭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대차가 사외이사를 몇 명 추가로 선임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송 연구원은 이사회 구성원의 보수체계도 동기를 유발하기에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현대차 임원들은 스톡옵션이나 상여금, 주식 등을 받지 않고 단순하게 정액의 임금을 받고 있다.
송 연구원은 “외국기업들은 이사진들에게 주식을 수백만 주씩 주는 데 그들은 회사를 나가면 주식을 처분할 사람들이기에 주가에 무척이나 민감하다”며 “현대차도 이사들에게 대량의 주식을 줄 필요가 있고 보수도 외국처럼 70%를 성과급으로 주는 방법이 효율적” 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한전부지를 시장예상가의 3배나 되는 금액으로 인수해 정보력과 의사결정구조가 세계 5위권의 자동차기업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뒤 현대차의 주가는 25만 원 전후에서 17만 원 전후로 급락했고 한전부지 인수 뒤 반년이 거의 다 되가는 지금도 예전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 주가는 이날 전날보다 5천 원(2.86%) 떨어진 17만 원에 장을 마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