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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매니저, 이직으로 몸값 불리기 쉽지 않아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5-03-24 19:4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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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펀드매니저들이 한 자산운용사에 머무르는 기간이 이전보다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매니저는 그동안 잦은 이직을 통해 몸값을 올렸다.

하지만 펀드매니저가 주로 활동하는 주식형펀드시장이 불황에 빠지면서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 수요도 줄어 이직률이 낮아지고 있다.

  펀드매니저, 이직으로 몸값 불리기 쉽지 않아  
▲ NH농협은행 울산영업본부에서 지난 18일 방카슈랑스와 펀드 투자설명회가 진행되고 있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53개 자산운용사에 소속돼 공모펀드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들이 한 회사에서 평균적으로 근무하는 기간은 5년3개월로 나타났다.

프랭클린템플턴투신 소속 펀드매니저 9명은 평균 근무기간이 9년4개월을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하나자산운용, 도이치자산운용, JP모건자산운용도 소속된 펀드매니저 2~3명이 평균 7년 이상 일했다.

대형 자산운용사들도 펀드매니저들의 평균 근무기간이 5년을 넘기는 경우가 많았다. KB자산운용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펀드매니저인 36명이 평균 5년11개월 동안 일했다. 삼성자산운용(34명)은 5년8개월, 미래에셋자산운용(33명)은 5년11개월을 기록했다.

펀드매니저는 2008년 3월만 해도 한 회사에서 일하는 기간이 평균 2년10개월에 머물렀다. 그러나 7년이 지난 지금은 한 회사에 일하는 기간이 2배 가까이로 늘어났다.

펀드매니저들의 이직률이 그만큼 낮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국내 주식형펀드의 비중이 계속 줄어들면서 이직을 통해 몸값을 올리기 쉽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펀드매니저는 자산운용사 등에서 자산을 관리하고 운용한다. 투자에 따른 성과가 펀드매니저 개인에 따라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자산운용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자금을 장기로 굴리는 주식형펀드시장에서 권한과 책임도 그만큼 크다.

국내 주식형펀드는 지난 1월 말 기준으로 전체 펀드 중 18.9%를 차지했다. 2008년 말 28.3%와 비교해 10%포인트 가까이 비중이 줄었다. 펀드시장에 들어온 자금이 대부분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성 펀드에 쏠렸기 때문이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도 최근 “펀드시장 외형만 보면 2년 동안 시장규모가 약 100조 원 커졌으나 단기성자금이 주로 유입됐다”며 “주식형펀드는 지속적 감소세를 이어가는 등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자산운용사들도 펀드매니저 개인에 대한 의존도를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은 펀드매니저 1명에게 모든 일을 맡기는 대신 애널리스트 등과 팀을 짜 펀드를 운용하도록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은 최근 리서치센터를 만들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을 대거 영입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올해 초 입시전략 분석서 ‘교육의 정석’으로 유명한 김미연 애널리스트를 리서치본부장으로 선임했다. 삼성자산운용과 알리안츠자산운용 등도 리서치센터를 강화하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자산운용사가 이전보다 리서치센터의 분석을 참고하는 일이 늘었다”며 “펀드매니저에게만 자산운용을 맡기는 분위기가 상당부분 사라지면서 예전같은 스카웃경쟁도 사라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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