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 기자 lanique@businesspost.co.kr2018-12-19 18: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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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군함 등 특수선 수주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내년에도 특수선 분야에 기대를 크게 걸고 있다.
▲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장보고-II’잠수함.
19일 업계에 따르면 특수선 등 방산분야는 일감 절벽에서 회복하고 있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올해 군함을 10척 (1조6278억 원), 내년에도 10척 이상(3조6971억 원) 등 모두 5조3천억 원 규모를 발주한다.
덕분에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5년 만에 방산 분야 수주가 10억 달러(1조1천억 원)를 넘어섰다.
11월부터 두 달 사이에만 신형 호위함 2척(6315억 원), 신형 잠수함구조함 1척(4435억 원), 잠수함 창정비사업(266억 원)을 따냈다.
이르면 12월 중으로 인도네시아로부터 12억 달러 규모의 1400톤급 잠수함 3척을 더 따낼 가능성도 유력하다. 이렇게 되면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방산부분에서 22억 달러를 수주해 연간 목표를 초과 달성하게 된다. 수주목표인 73억 달러의 30%를 방산 분야가 차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현대중공업 역시 14일 6335억 원 규모의 신형 호위함 2척을 수주해 그룹 수주목표를 넘었다. 19일에는 555억 원에 잠수함 창정비사업을 계약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은 당초 2013년 '한수원 뇌물' 사건으로 내년 11월까지 공공입찰에 참여할 수 없는 처지였다. 이 때문에 2016년 말부터 국내 특수선을 1척도 수주하지 못했는데 올해10월 법원에 신청한 '입찰제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호위함 수주에 성공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가처분 신청은 이번 계약에 한해서 받아들여진 것이고 앞으로도 입찰에 참가하려면 건건이 다시 가처분 신청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판결이 영향을 미쳐 내년에도 현대중공업이 특수선 발주에 참가할 여지가 많다고 업계는 바라본다.
국내에서 특수선 건조를 하는 조선사는 한진중공업, 강남조선 등이 있으나 대형 군함을 만들 수 있는 곳은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뿐이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만 입찰에 참가할 수 있으면 인력 등에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건조 일정이 늦어질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9월 기존 조선사업본부에 속해 있던 특수선부문 사업부를 '사업본부'로 승격하면서 이 분야에 힘을 싣고 있다.
남상훈 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본부장 전무는 10월 임직원을 대상으로 '특수선 비전 설명회'를 열고 2022년까지 수주 8억 달러, 매출 1조 원을 내겠다는 ‘비전 2022’를 제시하기도 했다. 기존 특수선사업부문의 연간 매출이 3천억 원 수준인데 3배 이상 키우겠다는 것이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의지가 만만치 않다.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특수선사업본부장 전무는 "방산분야는 일감과 수익성 확보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연구개발, 우수 인력 배치 등을 통해 매년 10억 달러 이상씩 수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잠수함이나 호위함 등 대형 군함은 척당 가격이 3억 달러 수준으로 대표적 고부가가치선인 LNG운반선보다도 비싸다. 수익성은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익을 안정적으로 낼 수 있는 사업으로 꼽힌다. 발주처가 정부이다 보니 손해 볼 일은 없는 데다 수요도 꾸준하기 때문이다.
핵잠수함 도입이 다시 추진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장기적으로 동북아 정세 변화에 대응하려면 핵잠수함 건조는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현재 해군은 잠수함을 16척 운용 중이다. 보유 대수로만 따지면 세계 10위 안에 들지만 동북아 주변국들과 비교하면 숫자에서 한참 뒤쳐진다. 중국은 핵잠수함 12척을 포함해 71척을, 러시아는 핵잠수함만 40척이고 총 69척을 보유하고 있다.
심승섭 해군참모총장은 10월 국정감사에서 “원자력추진 잠수함은 기본적으로 작전성능이 우수하고 한반도에서 운용하기에 가장 유용한 전력”이라며 “(도입이) 추진됐을 때를 대비해 태스크포스(TF)를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