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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가입, 박근혜 중국에 무엇을 요구했나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5-03-22 11:4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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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에서 주도하는 경제기구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가입 여부를 조만간 결정한다.

정부는 주요 국가들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에 줄줄이 참여하는 흐름에 따라 가입을 전제로 중국과 조건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국의 지배력이 지나치게 강해질 우려가 있고 미국이 한국의 가입을 부정적으로 보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가입, 박근혜 중국에 무엇을 요구했나  
▲ 박근혜 대통령
22일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정부는 이르면 이번주 안에 경제적 실익과 외교관계 등 여러 사항을 고려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가입을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은 시진핑 중국 주석의 제안에 따라 지난해 10월 설립된 경제기구다.

이 기구는 설립되자마자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을 견제하는 맞수로 떠올랐다. 현재 21개 아시아국가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유럽국가들도 속속 합류하고 있다

중국정부는 그동안 한국의 건설과 자금 등 인프라적 우위를 높게 평가하며 계속 가입을 요청해 왔다. 중국은 현재 한국에 이달 말까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창립회원국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결정해 달라고 요청해놓은 상태다.

한국정부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에 가입하는 쪽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국가들이 가입의사를 밝혔다. 호주와 일본도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부 장관은 21일 “한국정부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가입과 관련해 진일보한 연구를 하는 중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정부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참여의사를 밝힐 경우 창립회원국 자격을 얻는다는 장점도 있다. 창립회원국이 되면 오는 6월 발표되는 협정문 관련 협상에 참여할 수 있다. 여기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지분 배분과 총재 선임 등 핵심사안이 논의된다.

한국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에 가입하면 중국과 협력을 더욱 강화할 수도 있다. 한국과 중국은 지난해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고 최근 원화-위안화 직거래시장을 개설하는 등 경제협력분야를 넓히고 있다.

한국기업들이 우호적 한중관계를 기반으로 신흥국가의 사회기반시설 건설에 참여할 길도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은 중국 베이징과 이라크 바그다드를 직접 연결하는 철도 건설 등 역내 사외기반시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정부는 이번에 참여하면 중국으로부터 지분확대, 부총재 자리, 사무국 위치 등에 관해 유리한 조건을 얻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에 중국의 주도권이 지나치게 강한 점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은 참여 국가들의 경제력에 따라 자본금을 출자하고 지분을 나눈다. 아시아지역 국가들이 투표권의 75%를 보유하며 다른 지역 국가는 25%만 소유할 수 있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가입, 박근혜 중국에 무엇을 요구했나  
▲ 시진핑 중국 주석
중국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의 초기자본금 500억 달러 가운데 상당부분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목표대로 자본금을 1천억 달러까지 늘려도 중국의 지분율이 50%에 이르러 투표권과 지배구조 등에서 입김이 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러우지웨이 중국 재정부장은 이에 대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은 얼마나 많은 국가가 참여하느냐에 따라 지분이 결정된다”며 “중국이 최대 출자국인 점은 맞으나 반드시 지분 50%를 보유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미국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에 부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미국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의 경쟁기구인 아시아개발은행의 최대 지분 보유국가(15.7%)다.

미국정부는 “중국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을 정치적으로 악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이 가입한다면 한국과 미국의 우방으로서 신인도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명해 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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