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화재현장에서 90대 할머니를 구한 스리랑카 이주노동자에게 영주권을 부여한다.
법무부는 13일 ‘외국인 인권 보호 및 권익 증진협의회’를 열어 참석위원 만장일치로 스리랑카인 니말(Nimal) 씨에게 영주 자격을 부여하기로 결정했다고 16일 밝혔다.
▲ 법무부는 13일 ‘외국인 인권보호 및 권익증진협의회’를 열어 참석위원 만장일치로 스리랑카인 니말(Nimal) 씨에게 영주자격을 부여하기로 결정했다고 16일 밝혔다. |
국민의 생명 및 재산보호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영주권이 주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니말씨는 2011년 비전문 취업(E-9) 자격으로 입국해 2016년 7월 체류기간이 만료된 뒤에도 한국에 머물러 불법체류자 신분이 됐다.
경북 군위군 고로면의 한 과수원에서 일하다 2017년 2월 과수원 주변 주택에서 불이 나자 뛰어들어가 홀로 살던 90대 할머니를 구해냈다.
니말씨는 구조 과정에서 목과 머리, 손목 등에 2도 화상을 입었고 유독가스로 폐 손상을 입어 현재까지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선행이 널리 알려지며 니말씨는 지난해 3월 LG복지재단이 수여하는 ‘LG의인상’을 받았다.
같은 해 6월에는 보건복지부로부터 ‘의상자’로 인정받았다. 의상자는 다른 사람의 생명, 신체 또는 재산의 급박한 위해를 구제하다가 신체의 부상을 입은 사람으로 국가가 정한 법률에 따라 증서와 보상금 등의 예우를 받게 된다. 불법체류자 신분으로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는 니말씨의 치료를 위해 기타자격(G-1) 체류허가를 내주고 불법체류와 관련된 범칙금을 면제해 줬다. 기타자격(G-1)은 취업활동을 하거나 의료혜택을 받는 것이 불가능한 점을 고려해 영주권 부여도 추진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니말씨가 형사범죄에 연루된 사실이 없는 점, 정부로부터 공식적으로 의상자로 지정된 점, 구조 과정 중 입은 부상을 지속적으로 치료해야 하는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영주자격 변경을 허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니말씨의 영주권 수여식은 ‘세계 이주민의 날’인 18일 오전 11시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서 열린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