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올해 4분기에 이어 내년에도 예상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D램 수요 부진에 따른 반도체업황 악화가 장기화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가격 협상력이 낮아지고 있다.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11일 “D램 평균가격이 내년까지 예상치를 밑도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반도체 수요가 전반적으로 크게 부진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고 바라봤다.
이 연구원은 4분기 D램 가격이 3분기와 비교해 10% 가량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추정치보다 하락폭이 4%포인트 커지는 것이다.
2019년 연간 D램 가격 하락폭 추정치는 기존 16%에서 30%로 대폭 늘었다.
이 연구원은 “반도체 고객사들이 계속되는 가격 하락에 대응해 구매를 미루면서 분기 단위 협상이 아닌 월 단위로 가격을 협상하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기업의 가격 협상력이 이전과 비교해 낮아졌기 때문에 가격 하락을 방어하기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이 연구원은 2019년 D램 공급이 수요를 2.1% 초과하면서 공급 과잉 현상이 지속돼 반도체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세계 IT기업의 데이터서버 투자가 재개되는 내년 하반기부터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반등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반도체 가격 하락폭이 예상보다 커질 것으로 보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내년 영업이익도 기존 전망치와 비교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019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53조7천억 원으로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와 비교해 15%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의 2019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올해 예상치보다 29% 급감한 15조7천억 원을 보일 것으로 추정됐다.
이 연구원은 “D램 고객사들이 가격 변동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는 만큼 반도체 가격 하락폭이 더 확대될 수도 있다”며 “내년 업황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