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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경, 이랜드 외식사업의 미투전략 성공할까

이계원 기자 gwlee@businesspost.co.kr 2015-03-18 10:5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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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경, 이랜드 외식사업의 미투전략 성공할까  
▲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은 실패한 사업을 싸게 인수해 탈바꿈하는 데 일가견이 있다.

박 부회장이 이랜드에서 펼치는 외식사업도 방식은 다르지만 빠르게 시장의 변화를 쫓아간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박 부회장이 잘 되는 외식사업을 따라하는 이른바 ‘미투전략’으로 이랜드의 외식사업 몸집을 급속하게 불리고 있다.

박 부회장이 외식사업을 확장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이랜드그룹은 호텔레저사업, 복합쇼핑몰 등 유통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랜드가 보유한 여러 브랜드들을 활용해 시너지를 내려고 한다.

이런 전략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외식사업이다. 이랜드그룹에게 외식사업은 ‘약방의 감초’인 셈이다.

이랜드의 외식 브랜드는 대부분 후발주자다. 외식업계에서 유행하는 메뉴를 비슷하게 내놓는다. 게다가 저가전략으로 가격경쟁력도 확보한다. 물론 이랜드가 운영하는 백화점이나 아울렛 등에 입점해 고객을 모으는 역할도 한다.

이랜드의 샐러드 뷔페인 애슐리는 미투전략의 성공사례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런 미투전략이 언제까지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한다.

◆ 이랜드의 미투전략

이랜드가 성공시킨 대표적 외식 브랜드 애슐리는 CJ푸드빌의 빕스보다 6년 늦은 2003년 첫 매장을 열었다.

이랜드는 애슐리를 미투전략으로 빠르게 퍼뜨리는 데 성공했다. 기존 레스토랑의 장점을 뽑아낸 샐러드바 메뉴를 9900원에 즐길 수 있다는 저가전략을 앞세웠다.

저가전략 덕분에 애슐리 매장은 빠르게 늘었다. 이랜드가 백화점이나 아울렛, 복합쇼핑몰 등 유통점포를 내놓을 때마다 애슐리를 입정해 매장을 늘리는 데 한몫했다.

이랜드는 애슐리 매장을 상권의 성격에 맞춰 네가지 종류(타입)로 나눴다. 낮은 가격 기준으로 ‘애슐리 클래식’ ‘애슐리 W’ ‘애슐리 W+’ ‘애슐리퀸즈’ 순이다.

이랜드는 주부층이 많이 이용하는 상권에 가격을 앞세우는 ‘애슐리 클래식’을 열었다. 모임장소나 데이트장소 수요가 많은 도심에 이보다 한 단계 높은 ‘애슐리 W’를 배치했다.

이랜드 애슐리 관계자는 “매장 타입별로 샐러드바나 스테이크의 가격이 다르다”며 “올해 애슐리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최고급 매장인 애슐리퀸즈의 메뉴와 서비스를 전국 매장으로 가격변화없이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경, 이랜드 외식사업의 미투전략 성공할까  
▲ 이랜드 '자연별곡' 매장전경
이랜드는 지난해 기준으로 전국에 애슐리 매장 155개를 확보해 매장수로 업계 1위에 올랐다. 2011년 업계 최단기간으로 100호점을 돌파한 지 3년 만에 매장을 50% 이상 더 늘린 셈이다.

박성경 부회장은 이랜드의 한식뷔페 브랜드에서도 미투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애슐리를 통해 성공이 입증된 미투전략을 다른 브랜드에도 적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랜드는 CJ푸드빌과 신세계푸드에 이어 지난해 7월 ‘자연별곡’으로 한식뷔페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랜드는 자연별곡의 주말 공휴일 가격을 1만9900원으로 CJ푸드빌 ‘계절밥상’ 2만2900원보다 훨씬 저렴하게 책정했다.

이랜드는 공격적으로 매장확대에 나서 6개월이 지난 현재 26개로 넓혔다. 이는 CJ푸드빌 계절밥상 9개, 신세계푸드 올반 개보다 많다. 물론 애슐리처럼 이랜드의 유통점포의 힘을 빌렸기 때문이다.

◆ 애슐리가 고급화도 추진하는 이유

이랜드는 지난해 12월 프리미엄 뷔페인 ‘애슐리 퀸즈’를 서울 압구정동에 선보였다. 세계의 미각을 담은 ‘월드 고메 뷔페’를 주제로 내걸었다.

반응은 예상보다 뜨거웠다. 개점하고 석 달 만에 방문객이 10만 명을 돌파했다. 예약하지 않은 일반 고객은 평일 평균 2시간, 주말 3시간을 기다려야 할 정도다.

애슐리 퀸즈의 주말 공휴일 기준 가격은 2만9900원이다. 메뉴도 200여 종으로 늘어난다. 이는 애슐리 클래식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외식업계의 비슷한 다른 브랜드와 달리 애슐리 퀸즈는 스테이크도 기본으로 제공한다. 전문 바리스타가 직접 커피를 내려준다.

이랜드가 애슐리의 고급화를 추구하는 것은 이랜드의 외식사업이 고객모집 효과를 넘어 독자적 사업단계로 접어들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랜드는 저가를 앞세운 애슐리 브랜드를 복합쇼핑몰에 입점해 고객이 모이도록 하는 데 주력했다.

가령 이랜드는 지난달 문을 연 복합쇼핑몰인 ‘NC 수원터미널점’에 애슐리를 비롯한 한식뷔페 자연별곡, 피자몰 등 외식브랜드 11개를 대거 입점시켰다.

이곳에 이랜드의 의류 SPA브랜드 ‘미쏘’’스파오’와 신발 브랜드 ‘슈펜’을 합치면 모두 153개의 자체 브랜드 매장이 입점했다.

그러나 이랜드 자체 쇼핑몰이 아니라 건물을 임대해 외식사업을 확장하려면 저가전략으로 무리가 있다.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어 수익에 한계가 생겨 프랜차이즈 등 사업확장에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외식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식업의 특성상 저가 메뉴만으로 직영이 아닌 가맹점의 임대료를 충당하기 어렵다”며 “고급 브랜드는 국내에서 복합쇼핑몰 등 유통매장에서도 이익을 내기가 더 쉽다”고 말했다.

◆ 미투전략의 한계

이랜드 관계자는 “외식사업은 그룹 전체에서 차지하는 매출비중이 높지 않지만 패션 유통 등과 접목해 사업간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어 성장동력으로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식사업은 현금흐름이 좋다. 애슐리는 2013년 연매출 3500억 원을 기록하며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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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랜드 '애슐리 퀸즈' 매장전경
애슐리사업이 성장하자 이랜드그룹은 이랜드월드에 있던 애슐리사업을 2011년 이랜드파크로 옮겼다. 이랜드파크는 호텔레저사업을 확대하면서 자금에 대한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이랜드파크의 부채비율은 254%에 이른다.

이랜드파크는 지난해 12월 이랜드리테일과 이랜드월드로부터 78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수혈받기도 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이랜드가 지금처럼 성장중심의 전략을 지속할 경우 재무위험이 증폭될 가능성이 늘 내재돼 있다”며 “투자속도와 현금창출력, 차입금 조절 등을 점검해 신용도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랜드로는 외식사업이 유통사업 시너지뿐 아니라 현금흐름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는 셈이다.

이랜드 외식사업에서 애슐리는 아직 절대적 비중을 차지한다. 이랜드 외식사업부 매출은 지난해 4361억 원을 올렸는데 애슐리 매출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랜드는 외식 브랜드로 애슐리, 자연별곡, 피자몰, 로운샤브샤브 등 18개를 보유하고 있다. 박성경 부회장은 이랜드의 외식 브랜드를 30개 이상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랜드의 유통점포 푸드코트에 시범적으로 내놓은 뒤 성장 가능성이 보이면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이랜드가 외식사업을 단순하게 유통사업의 시너지만을 놓고 추진한다면 지금처럼 미투전략이 효과를 발휘하겠지만 외식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려 한다면 곧 한계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외식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식사업은 무엇보다 음식문화에 대한 흐름을 찾아내서 먼저 시도할 때 성공할 수 있는데 미투전략만으로 결코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될 수 없고 트렌드가 바뀔 경우 크게 벌려놓은 매장은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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