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이 상장폐지 수순을 밟으면서 외식 프랜차이즈기업의 증시 상장을 놓고 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프랜차이즈업계에 따르면 MP그룹이 상장 폐지될 것으로 유력해지면서 외식 프랜차이즈사업의 구조적 취약성이 드러났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3일 기업심사위원회를 열고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의 상장폐지를 의결했다. 최종 상장 폐지 여부는 24일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결정된다.
MP그룹이 상장폐지는 최대주주인 정우현 전 회장의 ‘갑횡포’ 논란에서 시작됐다. 정 전 회장이 2016년 경비원 폭행 사건에 연루된 데 이어 같은 해 7월 횡령, 배임 혐의로 구속되면서 MP그룹은 한국거래소의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랐다.
하지만 MP그룹 상장 폐지의 가장 큰 원인은 실적 악화다.
정 전 회장의 갑횡포로 MP그룹이 운영하는 미스터피자는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고 실적도 큰 타격을 입었다. MP그룹은 2017년 영업손실 110억 원을 내 2016년보다 영업손실 규모가 21억 증가했다. 이 기간 매출도 971억 원에서 815억 원으로 감소했다.
MP그룹의 외부감사를 맡은 안진회계법인은 올해 반기보고서에 ‘의견거절’을 내놓기도 했다.
오너 리스크가 기업의 실적 악화는 물론 상장 폐지까지 이어진 것은 외식 프랜차이즈사업의 구조적 취약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외식 프랜차이즈는 유행에 잘 편승하면 가맹점 빠르게 늘리며 급속하게 외형을 키울 수 있는 사업으로 꼽힌다. 하지만 그만큼 유행을 타 성장했다가 시들해지면 금세 사라지는 프랜차이즈회사들도 많다.
이런 사업구조 때문에 국내 프랜차이즈기업들의 평균 사업 지속 기간은 5년 안팎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기업들의 평균 사업 지속 기간이 약 40년인 것과 비교하면 사업 안정성이 매우 떨어지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외식 프랜차이즈 가운데 상장한 기업은 ‘해마로푸드서비스’와 ‘디딤’ 단 두 곳만 있다.
해마로푸드서비스는 치킨과 수제 햄버거 프랜차이즈 ‘맘스터치’를, 디딤은 고기 전문 프랜차이즈 ‘마포갈매기’를 운영하는 기업이다.
해마로푸드서비스는 2016년 10월 코스닥에 상장했는데 주가흐름도 지지부진하다. 주가는 상장 당시 2780원으로 출발해 2년이 넘은 4일 2330원에 장을 마쳤다. 한때 4천 원대에 거래됐던 디딤 주가도 현재 2천 원대에 머물고 있다.
사업 불확실성으로 최근 상장을 추진하던 외식 프랜차이즈기업들도 계획을 보류하고 있다.
이디야커피와 하남에프앤비는 각각 올해 상반기와 2017년에 상장을 추진했지만 모두 대내외적 환경 악화를 이유로 상장을 잠정적으로 보류했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당초 2019년을 목표로 상장을 추진했지만 2년 이상 준비한 뒤 상장하겠다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백종원 대표이사가 이끄는 더본코리아는 2019년 상반기를 목표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실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상장이 더본코리아 가맹점주들에게 악재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상장 뒤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본사 실적을 극대화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가맹점주에게 무리한 요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백종원 대표는 10월 국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상장을 억지로 한다는 게 아니라 감시체제를 두겠다는 것”이라며 “대표 한 사람의 잘못된 판단으로 가맹점주들에게 피해가지 않도록 무리해서 상장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