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택 산업은행 회장은 대우조선해양 사장 선임을 못하는 것일까, 안하는 것일까?
대우조선해양 사장 선임이 5월 초 임시주주총회로 연기됐다. 대우조선해양은 일단 고재호 사장의 직무대행체제로 전환했지만 경영공백 사태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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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 |
대우조선해양은 16일 정기 이사회를 열었으나 사장 인선안이 상정되지 않아 사장 선임을 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해양은 오는 31일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장을 선임하지 못하게 됐다.
산업은행은 경영공백을 막기 위해 고재호 사장에게 사장 직무대행을 맡기기로 했다. 고 사장도 이를 수락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새로운 사장이 선임될 때까지 고재호 사장의 대표이사로서의 권한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대우조선해양은 금명간 비상경영조치를 발표해 자회사를 포함한 정기 임원인사와 조직개편 등을 단행하고 올해 사업계획 등도 확정하기로 했다.
대우조선해양은 고 사장 직무대행체제로 일단 급한 불을 끄고 오는 5월 임시 주주총회를 다시 열어 사장을 선임한다는 일정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조선산업이 불황인 상황에서 대우조선 경영을 책임질 적임자를 찾기 위해 광범위한 검증작업을 거치는 과정이라 시일이 소요되고 있다"며 "당분간 고재호 사장 체제를 유지하며 후임자를 조속히 선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이 대우조선해양 사장 인선을 결정하지 못한 데 대해 여러 말들이 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사장 인선이 산업은행의 손을 떠나 청와대로 넘어갔지만 청와대가 최종 결정을 못해 경영공백이 빚어지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고재호 사장은 연임시키지 않기로 결정했지만 후임자를 저울질하면서 대우조선해양이 처한 환경, 노조의 반발 등 여러 요인들을 고려하다 보니 결정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정치권의 사장 선임 개입 등으로 생산과 수주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며 "산업은행도 청와대 등 정치권의 눈치를 보고 있는 만큼 정치권을 향한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고재호 사장이 대행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대우조선해양을 경영하게 되면서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실적에 악영향이 예상된다.
이런 우려를 반영해 대우조선해양 주가는 이날 전날보다 5.51%나 떨어진 1만8천 원에 장을 마쳤다.
조현우 대우조선해양 노조 정책기획실장은 “통상 해외수주를 위해서 사장이 해외로 영업활동을 가야 하는데 나가지 못 하는 상황”이라면서 “해외고객들 역시 발주를 하려 해도 사업에 차질을 빚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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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 |
대우조선해양은 '야말 프로젝트' 와 같은 대규모 공사를 수주해 건조에 들어간 상태다. 조선업은 특성상 선박을 수주해 건조할 경우 외국 선주사의 '신뢰'가 최우선이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의 경영공백은 외국 선주사에게 부정적 '신호'로 여겨질 수 있다. 이 때문에 향후 수주경쟁에서도 대우조선해양에 불리하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대우조선해양은 사장 선임이 표류하면서 수주실적도 좋지 않은 상태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조선3사 가운데 유일하게 수주목표를 달성했으나 올해 들어 수주액이 14억 달러에 그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원 2명은 산업은행 앞에서, 노조원 2명은 대우조선해양 본사 앞에서 조속한 후임 사장 선임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외부인사 영입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사장 공백이 현실화할 경우 정기주주총회을 막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