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올해도 ‘안정성’을 앞세운 인사기조를 유지할까?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회장이 올해 하나금융지주 회장으로 또 한번 연임에 성공한 뒤 임원인사를 앞두고 있어 어떤 방향으로 인사정책을 결정할지 시선이 모인다.
하나금융그룹은 내년 초에 하나금융지주와 KEB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등 주요 계열사의 사장단 인사를 실시한다. 사장단 외 임원인사는 올해 12월 말에 결정된다.
김 회장은 임기가 2년이 남아 있지만 주요 계열사 사장들은 대부분 2019년 3월로 임기가 끝난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정수진 하나카드 대표이사 사장,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
윤규선 하나캐피탈 대표이사 사장, 차문현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 등이 그렇다.
김 회장은 2015년 2기 경영을 시작하며 주요 계열사에 ‘친정체제’를 구축해둔 뒤로 줄곧 조직 안정성에 무게를 둔 인사를 실시한 만큼 올해도 이런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더욱이 KEB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캐피탈 등 주요 계열사들의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하나금융그룹이 올해 탄탄한 실적을 내고 있어 이런 전망에 힘이 실린다.
하나금융그룹은 3분기까지 순이익 1조8921억 원을 내며 2005년 지주회사가 설립된 이래 가장 높은 실적을 거뒀다.
KEB하나은행이 막대한 이자이익을 바탕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데다 하나금융투자, 하나캐피탈 등도 견조한 성적표를 받아든 덕분이다.
하나생명과 하나카드 등이 업황 둔화로 고전하고 있지만
주재중 하나생명 사장은 올해,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은 지난해 초 대표이사에 취임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김 회장이 2기체제를 시작할 때 이미 인사의 틀을 짜뒀던 데다 올해 하나금융그룹 계열사들이 대체로 실적이 좋았던 만큼 이번 인사에서도 김 회장의 ‘경영 연속성’ 기조가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채용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점은 연임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함 행장은 관련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지만 최종 판결이 나오기까지는 오랜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연임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하지만 김 회장이 함 행장에게 변함없는 신뢰를 보내고 대안도 마땅하지 않다는 점에서 연임을 점치는 시선도 폭넓게 자리잡고 있다.
김 회장은 ‘디지털 금융전략’에 힘을 싣고 있는 만큼 외부 인사를 영입해 분위기 쇄신을 시도할 가능성도 주목된다.
김 회장은 하나금융그룹을 '데이터 회사'로 표현할 정도로 디지털 사업에 관심이 많다.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는 대부분 금융회사 출신이 맡았지만 주요 임원에는 충분히 외부 출신 전문가가 자리를 꿰찰 수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그룹이 금융권 특유의 보수적 인사기조를 지니고 있는 데다 성과주의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올해 연말에 안정적으로 인사를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다만 디지털 강화 전략은 인사에 변수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