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할까?

26일 친문재인 성향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이 지사의 탈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이 지사가 민주당을 떠날 수 있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이 지사는 24일 페이스북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씨의 특혜채용 의혹을 다시 꺼내들었다.

그는 “제 아내는 물론 변호인도 문씨의 특혜채용 의혹을 허위라고 확신한다”며 “하지만 아내를 고발한 측이 문준용씨 특혜 채용을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에서 언급한 것을 명예훼손이라 주장했으므로 먼저 문씨의 특혜채용 여부를 가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25일 페이스북에 “이 지사가 대통령 아들 문제를 언급한 것은 반문 야당 선언”이라며 “결별 선언이고 탈당할 준비가 끝났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친문 진영은 이 지사의 자진 탈당을 촉구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4일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는 이재명 탈당을 촉구하는 시위도 벌어졌다.

이철희 민주당 의원은 25일 JTBC ‘썰전’에 출연해 “이 지사가 억울하더라도 지금쯤이면 탈당하는 게 맞다”며 자진탈당을 촉구하는 발언을 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24일 기자들에게 “문준용씨 의혹은 5년 동안 야당이 우려먹은 소재”라며 “이 시점에서 그 문제를 제기한 의도가 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일단 이 지사는 탈당을 안 한다고 못 박았다.

김용 경기도 대변인은 26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설령 이 지사는 기소되더라도 민주당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지사도 12일 트위터에 “나는 죽으나 사나 민주당원”이라며 “탈당하거나 문재인 정권에 누가 되는 일은 하지 않는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이 지사를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의원들 사이에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힘들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반당원 사이에서는 이 지사의 탈당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의원들은 아직 미온적이다.

이 대표는 “이 지사를 두고 정무적 판단을 할 단계는 아니다”고 이 지사의 탈당을 일축했다.

앞으로 이 지사는 검찰 수사결과, 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의 동향, 야당의 정계개편 등 다양한 변수를 계산에 넣고 탈당을 저울질 할 것으로 보인다.

이해찬 대표 아래의 민주당에서 굳이 탈당하지 않는 게 이 지사에게 이득이 될 수도 있다. 다만 검찰 수사결과에 따라 민주당에서 이 지사를 향한 반대 목소리가 커지면 이 지사로서도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탈당을 한다면 다른 당에 들어갈지 독자 노선을 갈 지도 따져봐야 한다.

이 지사는 우선 도정에 전념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 지사는 24일 검찰조사를 받은 뒤 “검찰이 답을 정해놓고 조사하지 않았길 바란다”며 “도정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