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은 최근 현대상선에 1조 원 자금 투입방안을 확정했다. 산업은행이 해운업 재건에 필요한 금액을 5조 원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자금이 투입될 가능성도 매우 높다.
현대상선은 2017년 2월 한진해운이 파산한 뒤 2조 원 수준의 정부 지원금을 받았지만 2015년 2분기 이후 올해 2분기까지 13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특히 유 사장이 2016년 9월 현대상선 사장에 취임하고 2년이 지난 지금에도 현대상선은 영업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대상선의 2017년 영업손실은 4068억 원으로 2016년 영업손실 8334억 원보다 절반 넘게 줄었다. 현대상선의 2018년 2분기 영업손실 역시 1998억 원으로 유 사장이 취임하기 전 2016년 2분기 영업손실 2543억 원보다 500억 원 정도 줄었다.
고유가 등으로 해운업 업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유 사장이 좋은 성과를 낸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정부와 채권단의 눈높이에 여전히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현대상선을 지원을 놓고 ‘밑 빠진 독에 물붓기’가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은 이유다.
이동걸 회장은 자금 투입만으로 회사의 경쟁력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고 못을 박았는데 이런 발언도 최근 정부와 채권단의 기류가 강도 높은 경영혁신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유 사장은 2017년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2018년 하반기에는 흑자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공개석상에서 현대상선의 흑자 전환 시기를 2020년 3분기로 다시 늦췄다.
현대상선으로서는 2020년 흑자 전환 목표를 이루려면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유 사장은 현대상선 임직원들의 해이를 놓고 이 회장의 직접적 질타를 받은 만큼 기존보다 더욱 강도 높은 경영혁신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부담을 안게 됐다.
특히 이 회장이 직원들의 '비즈니스 마인드', '혁신 마인드', '안이함' 등을 강조한 만큼 임직원의 의욕을 높이고 개인의 성과를 평가해 인사에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유 사장이 내놓을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이 회장이 고강도 구조조정을 든 점을 살피면 현대상선의 인력 감축을 고려해야 할 수도 있다.
유 사장이 부임하기 전인 2016년 6월30일 현대상선 직원은 1186명이었으나 2018년 6월30일 기준 1296명으로 오히려 늘어났다. 1인 평균 상반기 급여총액 역시 2016년 3429만 원에서 2018년 3621만 원으로 증가했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유 사장을 현대상선 사장에 앉힌 것도 채권단이기 때문에 유 사장으로서는 이 회장의 발언이 커다란 압박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채권단이 제시하는 경영혁신안을 받아들이든 자발적 경영혁신안을 내놓든 현대상선이 뭔가 답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