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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호 김해준 나재철, 실적 앞세운 증권사 장수 CEO 늘어난다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8-11-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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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최고경영자(CEO)에게는 한동안 ‘파리 목숨’이라는 말이 따라다녔다.

대부분 임기가 1~2년인 탓에 해마다 성적표를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02~2016년에 국내 증권사 CEO의 평균 재임 기간은 3년6개월에 그쳤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16145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유상호</a> 김해준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1201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나재철</a>, 실적 앞세운 증권사 장수 CEO 늘어난다
▲ (사진 왼쪽부터)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김해준 교보증권 대표이사 사장,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이사 사장.

그러나 최근 들어 증권가에서 장수 CEO가 늘어나고 있다. 이들의 장수 배경에는 어김없이 '실적'이 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열두 번째 연임에 성공할 수 있는지를 놓고 증권가의 관심이 높다.

유 사장은 증권가의 대표적 장수 CEO다. 한국투자증권은 CEO 임기가 1년이다.

2007년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뒤 매년 재선임됐다. 2018년 3월에도 연임에 성공해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매년 실적을 평가받는 상황에서 매년 합격점을 받은 셈이다.

연임한 배경에 실적이 있다.

유 사장이 2007년 47세 나이로 CEO가 된 뒤 한국투자증권은 2017년까지 11년 연속 흑자행진을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에는 역대 상반기 가운데 가장 많은 순이익을 냈다. 투자금융, 위탁매매, 자산관리 등 여러 부문에서 골고루 성장했다.

또 상반기 기준으로 금융사의 자기자본을 활용한 이익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 13.2%를 나타냈다. 자기자본 3조 원 이상인 종합금융투자사업자 가운데 유일하게 13%를 넘어섰다.

올해 들어 동남아시아 금융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2월 베트남 법인(KISV)에 380억 원 규모의 증자를 하고 파생상품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7월에는 인도네시아 법인(KISI)을 세웠다.

한국투자증권이 순항하고 있는 데다 마땅한 후임도 없는 만큼 내년에도 유 사장의 연임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 사장을 바라보는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의 신임이 워낙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김남구 부회장이 유 사장을 영입하기 위해 삼고초려했다는 일화는 업계에서 유명하다.

김해준 교보증권 대표이사 사장도 2008년 6월 취임한 뒤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2018년 3월 다섯 번째 연임에 성공했다. 교보증권의 CEO 임기는 2년이다.

김 사장이 5번이나 연임에 성공한 배경에도 역시 실적이 있다.

김 사장이 취임한 2008년부터 교보증권은 10년 넘게 흑자를 냈다. 2015년에는 창사 이래 가장 많은 순이익을 냈고 지난해에도 사상 두 번째로 많은 순이익을 거뒀다.

올해도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교보증권은 올해 순이익 660억 원을 거둔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상반기에 이미 순이익 486억 원을 거둬 목표의 77%를 채웠다. 자기자본이익률(ROE)도 업계 상위권인 11.6% 수준이다.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이사 사장도 증권업계 장수 CEO로 꼽힌다. 나 사장은 유상호 사장과 김해준 사장에 이어 세 번째로 긴 임기 동안 일하며 증권사 장수 CEO에 이름을 올렸다.

나 사장은 2012년 5월부터 대신증권 사장을 맡았다. 올해 3월 또 연임에 성공해 2020년 3월까지 임기를 마치면 8년동안 대신증권을 이끌게 된다.

나 사장은 임기 동안 대신증권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주도한 성과가 연임 배경으로 꼽힌다.

나 사장은 그동안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입에 집중된 대신증권의 수익구조를 탈바꿈하기 위해 인수합병 등을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했다.

내정자 시절이던 2011년 중앙부산저축은행과 부산2저축은행, 도민저축은행을 인수한 데 이어 2013년 한국창의투자자문, 2014년 우리F&I를 연이어 인수했다.

나 사장은 1985년 대신증권 공채로 입사한 뒤 대신증권에서만 30년 넘게 몸담았다. 증권업계는 이직이 잦은 편으로 한 직장에서 사원부터 사장까지 오르는 사례는 흔치 않다.

이석훈, 조성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증권업 CEO 재임 기간과 경영성과 분석' 보고서에서 “상당수의 증권사 CEO들은 짧은 임기 때문에 자신의 비전과 철학을 반영한 경영의 성과를 완성하기 전에 떠나야 했다”며 “차별화된 역량을 갖춘 증권사가 되기까지 장기간에 걸쳐 일관성 있는 경영전략 추진이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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