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득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사장이 연말연초 현대자동차그룹의 사장단 인사에서 다시 신임을 받을까?
현대차그룹에 ‘
정의선 시대’가 열린 만큼 올해 12월부터 내년 1월 사이로 예상되는 사장단 및 임원인사에서 세대교체가 큰 폭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임 대표의 거취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9일 재계에 따르면 내년 초로 예상되는 사장단 인사에서 임 대표가 자리를 옮길 수도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든다.
현대차그룹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정의선 총괄 수석부회장이 현대모비스를 그룹의 미래를 이끌 중심축이라고 밝힌 만큼 그와 함께 새 시대를 열어갈 인물을 현대모비스 대표로 앉힐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12월 말 정기 임원인사에 이어 이르면 내년초 사장단 인사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 수석부회장은 그동안 현대차를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류션 제공업체로 탈바꿈하기 위해 현대모비스를 그룹 내 핵심 기술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해왔다.
임 대표가 2016부터 현대모비스 대표를 맡아 부품사업에서 능력을 보였지만 정 수석부회장이 밝힌 현대차그룹의 미래 비전을 실현할 주역으로서 현대모비스를 이끌어갈 적임자인지를 놓고는 의문을 던지는 시선도 적지 않다.
정 수석부회장은 9월에 총괄 수석부회장에 올라 주요 부문의 임원인사와 조직 개편을 실시하는 등 점차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지만 하지만 아직 그와 함께 새 시대를 이끌어갈 경영진을 꾸리지는 못했다.
그런 점에서 정 수석부회장이 핵심 계열사인 현대모비스 대표를 교체해
정의선 시대의 개막을 알릴 수 있다는 점에서 임 대표의 교체설에 힘이 실린다.
임 대표의 거취 변화는 현대차그룹이 조만간 발표할 지배구조 개편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현대차그룹이 앞으로 발표하게 될 지배구조 개편안에 현대모비스의 인적분할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투자금융업계는 바라본다. 현대모비스가 현대차나 현대글로비스 등 다른 계열사와 합병하는 방안이 추진될 수 있는데 이를 고려해 계열사 사장단을 대폭 교체할 수 있다.
임 대표의 임기가 곧 끝난다는 점에서도 교체 가능성을 높게 보는 시각이 있다. 임 사장의 임기 만료일은 2019년 3월10일로 약 넉 달 밖에 남지 않았다.
임 대표는 1955년 생으로 현대차그룹 사장단 가운데 나이가 많은 축에 속한다. 부품 계열사인 현대위아의 김경배 대표이사는 1964년 생이며 이원희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1960년 생이다.
물론 정 수석부회장이 지배구조 개편을 앞둔 상황에서 조직의 안정적 변화에 무게를 두고 임 대표 체제를 유지할 수도 있다.
현대모비스는 현대기아차에 주요 모듈을 공급하는 그룹의 핵심 부품계열사지만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올해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1~3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25조5052억 원, 영업이익 1조4433억 원을 냈다. 2017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3.1%, 영업이익은 15.4% 줄었다.
해외 완성차기업에 공급물량을 늘리는 데 조금씩 성과를 냈지만 주요 고객기업인 현대기아차의 판매 부진에 따른 영향을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무엇보다 친환경차와 미래차 관련 부품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현대모비스가 체질 개선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증권가에서 꾸준히 나오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연말 임원인사와 사장단 인사 모두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