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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의 의문, 마힌드라가 1조원 투자할까

서정훈 기자 seojh85@businesspost.co.kr 2015-03-04 14: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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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용차의 의문, 마힌드라가 1조원 투자할까  
▲ 아난드 마힌드라(왼쪽) 회장이 1월 13일 쌍용자동차 티볼리 신차발표회에서 이유일 쌍용자동차 사장과 함께 박수를 치고 있다.

쌍용차는 대주주인 마힌드라&마힌드라를 등에 업고 미국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까?

마힌드라는 쌍용차를 앞세워 미국 SUV시장에 진출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이유일 사장도 미국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힌드라는 그동안 쌍용차에 800억 원을 지원한데 이어 2017년까지 1조 원을 추가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런 약속이 이뤄지면 쌍용차는 새로운 SUV 개발에 속도를 붙여 미국시장 진출에도 청신호를 켤 수 있다.

문제는 마힌드라가 이런 약속을 지킬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사실이다.

마힌드라는 2011년 쌍용차를 5700억 원 규모에 인수해 쌍용차 최대주주가 됐다.

◆ 마힌드라, 사브(SAAB)인수로 차급별 라인업 완성

4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마힌드라는 글로벌 자회사들을 앞세워 해외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마힌드라가 가장 진출하고 싶어하는 곳은 미국시장이다.

마힌드라는 지난해 12월 승용차 전문업체 사브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인수작업을 거의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사브는 경영난을 겪으면서 지난해 생산규모가 10만 대로 줄었지만 미국시장에 450여 개의 판매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마힌드라는 ▲승용차(사브) ▲스포츠유틸리티차량(쌍용차) ▲전기차(레바일렉트릭) 등 차급별 라인업을 완성하면서 해외시장 공략에 자회사들을 내세우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쌍용차의 미국시장 진출시기가 애초 예상했던 것 보다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은 “한국차 브랜드는 해외시장에서 좋은 인지도를 얻고 있는 만큼 쌍용차로 미국 SUV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이유일 쌍용차 사장도 “미국시장 진출은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며 “컨설팅 회사와 1차 검토를 마쳤고 2,3단계 검토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 쌍용차, 미국시장 진출하려면 신차 개발 자금 필요

쌍용차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차량 라인업으로 미국시장에서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미국시장은 2012년 이후 경기회복세가 지속되면서 대형차종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쌍용차의 의문, 마힌드라가 1조원 투자할까  
▲ 이유일 쌍용자동차 사장
하지만 쌍용차의 수출시장 주력브랜드인 코란도C는 2.0리터 중형엔진을 탑재한 모델이다. 내수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티볼리는 이보다 더 작은 1.6리터 엔진의 소형SUV다.

쌍용차도 이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 이유일 사장은 제네바 모터쇼에서 기자들과 만나 “티볼리는 수익성이 낮은 B세그먼트”라며 “고부가가치 프리미엄 SUV를 내년 말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가 다음에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는 신차는 지난해 4월 공개한 ‘Y400'으로 알려졌다. 이 차량은 2.7리터 대형엔진을 탑재하고 ’프레임‘방식이 적용돼 렉스턴 후속모델로 손꼽히고 있다.

이 사장은 지난해 4월 “Y400 개발에 3천억 원이 투입될 것”이라며 “Y400은 미국 등 해외시장 진출을 염두에 놓고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쌍용차가 지난해 769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2008년부터 적자가 이어지고 있어 신차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쌍용차가 기대하고 있는 것은 마힌드라의 약속이다. 마힌드라는 쌍용차에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동안 1조 원(9억 달러)의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파완 쿠마 고엔카 마힌드라 의장은 지난 1월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쌍용차에 앞으로 3년 동안 1조 원을 투자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유일 사장도 "3년 동안 신차 개발에 드는 1조 원은 우선 내부적으로 충당할 계획“이라면서도 ”만일 필요하다면 마힌드라에 어떤 형태든 도움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힌드라의 자금지원이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쌍용차의 미국진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조 원이면 적어도 신차 3대를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힌드라가 쌍용차에 1조 원을 지원할지는 미지수다. 쌍용차 관계자도 “그 부분에 대해서 지금 말하기 곤란하다”며 답변을 피했다.

◆ 마힌드라의 낮은 글로벌 경쟁력

마힌드라는 1945년 ‘지프’(Jeep) 조립업체로 출발했다. 현재 소형SUV와 픽업트럭, 농사용 트랙터 등을 생산해 주로 인도 내수용으로 판매하고 있다. 현재 자산규모는 71억 달러다.

마힌드라는 낮은 기술수준과 농기계를 만들던 회사라는 이미지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제휴하거나 쌍용차처럼 매물로 나와 있는 자동차회사를 인수하는 전략을 펼쳐왔다.

  쌍용차의 의문, 마힌드라가 1조원 투자할까  
▲ 마힌드라&마힌드라의 주력 차종 '스콜피오'
하지만 마힌드라의 노골적인 기술 빼가기와 인도기업 특유의 문화적 차이점 때문에 글로벌 완성차기업들과 협력관계는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마힌드라는 1995년과 2005년 각각 포드자동차 및 르노자동차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마힌드라가 이들 기업들로부터 SUV 개발에 필요한 기술을 얻는 대신 포드와 르노의 인도시장 진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두 회사 모두 채 3년도 못 가 마힌드라와 관계를 청산했다. 마힌드라가 기술을 배우는 데만 관심을 쏟고 이들 기업의 인도시장 진출에 대한 협력은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힌드라는 이들로부터 배운 기술을 바탕으로 주력차종인 ‘스콜피오'(Scorpio)를 개발해 현재 인도 내수시장에서 SUV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마힌드라는 2009년부터 쌍용차 인수전에 참가해 2년 뒤 약 5700억 원에 인수했다.

마힌드라는 이밖에도 레바일렉트릭(2010년), 푸조 모터사이클(2014년), 사브(2014년) 등을 꾸준히 인수했다.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은 그룹 창립자 가운데 한 명인 JC마힌드라의 손자다.

그는 하버드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해 2003년부터 10년 동안 마힌드라의 부회장을 지낸 뒤 2012년부터 회장을 맡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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