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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KDB생명 들어 산업은행과 박삼구 '잘못된 관계' 고백하다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8-10-23 16:2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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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인수하지 말았어야 할 회사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KDB생명을 놓고 이렇게 ‘작심’ 발언을 하면서 과거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산업은행의 관계가 다시 조명되고 있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6947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동걸</a>, KDB생명 들어 산업은행과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11218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삼구</a> '잘못된 관계' 고백하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22일 서울 중구 을지로 IBK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예금보험공사, KDB산업은행, IBK기업은행, 서민금융진흥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던 중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연합뉴스>

23일 재계에 따르면 국회 국정감사에서 나온 이 회장의 발언으로 산업은행이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부터 KDB생명(옛 금호생명)을 인수한 배경을 놓고 여러 말이 나오고 있다.

산업은행이 금호아시아나그룹 구조조정을 이끄는 과정에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지나친 특혜를 줬다는 의혹은 끊임없이 제기됐다. 

이 회장이 KDB생명처럼 역시 인수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한 대우건설도 금호아시아나그룹 소속이었다.

이 회장은 22일 국감에서 “KDB생명은 이유도 모르는 상황에서 산업은행이 인수했는데 인수 직전 3년 동안 누적 적자가 7500억 원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사실상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전임 산업은행장들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대우건설과 KDB생명 등 산업은행이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부터 떠안은 기업의 매각 문제로 고심하고 있는데 과거에 원인을 제공한 당사자를 향해 불편한 속내를 그대로 내보인 것이다. 

산업은행은 KDB생명의 최대주주다. 산업은행은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60.3%)와 KDB칸서스밸류사모펀드(24.7%)를 통해 KDB생명의 지분 85%를 보유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과거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해 금호생명과 대우건설을 인수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8년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부터 금호생명 매각을 추진했지만 가격 차이 등을 이유로 매각에 난항을 겪었다.

산업은행은 2010년 초 금호생명을 인수한 뒤 KDB생명으로 이름을 바꿨다.

당시 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은 “금호생명은 엄청난 구조조정과 자산 건전화를 거쳐 경쟁력 있는 보험사로 거듭나도록 만들어 그룹 계열로 편입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KDB생명은 산업은행에 인수되기 직전인 2008 회계연도(2008년 4월~2009년 3월)에 순손실 1954억 원을 내며 당시 22개 생명보험사 가운데 최하위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도 2593억 원이나 봤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로 생명보험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워진 상황에서 산업은행이 KDB생명을 인수하면서 당시에도 뒷말이 나왔다.

산업은행은 그 뒤 2009년  KDB생명 주식을 실제 가치보다 수천억 원 높은 가격에 사들였다는 의혹을 받아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인수 전 내부 검토 과정에서 부실자산이 더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음에도 이를 사외이사들에게 보고하지 않고 이사회를 열어 인수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대우건설 역시 2009년 6월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가 매각이 무산되면서 산업은행 품에 안겼다.

민 전 행장은 그 뒤 언론과 인터뷰에서 “대우건설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구조조정을 하는 과정에서 아주 우연히, 또 어쩔수 없이 인수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도 산업은행은 ‘금호아시아나그룹 구하기’에만 매몰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2009년 말까지 4조원에 이르는 풋백옵션(환매청구권) 대금을 마련하는 데 급급하다 보니 대우건설의 기업가치나 고용 안정 같은 사안은 매각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당시 산업은행이 선정한 우선협상대상자 자베즈파트너스는 자금의 일부를 산업은행에게 조달해 달라고 요구하는 등 자금 확보 계획이 다소 불명확해 논란의 대상이 됐고 결국 매각이 무산됐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6947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동걸</a>, KDB생명 들어 산업은행과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11218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삼구</a> '잘못된 관계' 고백하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대우건설 주식을 주당 1만8천 원에 인수한 것을 두고 산업은행 내부에서도 뒷말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원금 회수는커녕 손실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산업은행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관계는 이동걸 전 산업은행 회장 때부터 틀어지기 시작해 금호타이어 매각을 계기로 사실상 마감됐다.

이동걸 전 회장의 뒤를 이어 산업은행 수장에 오른 이동걸 회장은 박 회장과 확실한 선을 그으며 금호타이어 구조조정을 마무리했다.

이전까지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산업은행의 이른바 ‘밀월’ 관계는 10년 가까이 지속된 셈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산업은행은 2009년 6월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맺었고 같은해 12월 구조조정 방안을 확정했다.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에 들어갔고 금호석유화학와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었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박 회장에게 금호아시아나그룹 경영권과 금호산업, 금호타이어의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장하면서 여러 차례 특혜 의혹에 시달렸다.

박 회장은 2010년 3월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아시아나항공,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 자리와 금호산업 등기이사 자리에서 내려왔지만 그룹 경영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유지했다.

그 뒤 2013년 11월부터 순차적으로 금호산업 대표이사,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에 오르며 공식적으로 복귀했다. 금호타이어 대표이사 자리에서는 한 번도 내려오지 않았다.

산업은행은 박 회장에게 우선매수청구권도 부여해 그룹을 되찾을 수 있는 길까지 터줬다. 박 회장은 우선매수청구권을 활용해 금호산업을 되찾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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