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이 지주사 전환을 계기로 경영 안정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동생 김영훈 대성홀딩스 회장의 영향력이 변함없다면 완전한 독자경영은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도시가스는 2019년 4월1일 투자부문인 SCG지주(가칭)와 사업부문인 서울도시가스(가칭)으로 인적분할된다.
서울도시가스 관계자는 “지주사체제로 전환함에 따라 기업의 경영 안정성이 증대되고 장기적 성장을 위한 기업 지배구조를 확립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회장의 동생인 김영훈 대성홀딩스 회장이 서울도시가스의 지분 22.6%를 간접적으로 보유하고 있어 김 회장은 여전히 안정적 경영권 확보라는 과제를 남겨두고 있다.
대성그룹은 2011년 창업주인 김수근 명예회장이 세상을 떠난 뒤 세 형제 사이에 경영권 분쟁이 일었다.
이후 장남인 김영대 대성산업 회장과 차남인 김 회장, 삼남인 김영훈 대성홀딩스 회장이 각각 대상산업과 서울도시가스, 대성홀딩스를 독자경영하며 사실상 계열 분리했고 대상산업과 대상홀딩스는 2010년과 2009년에 지주사체제로 전환했다.
대성산업과 대성홀딩스는 동생인 김영대 회장과 김영훈 회장이 각각 지배력을 공고히 하고 있지만 김 회장의 서울도시가스 지배력은 강력하지 않다.
세 형제가 교류 없이 각자 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가운데 김 회장은 동생이 경영하는 대성홀딩스가 서울도시가스의 2대주주라는 점이 부담으로 남아 있다.
김 회장은 서울도시가스 지분 11.54%를 들고 있고 서울도시개발을 통해 약 25.7%를 간접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서울도시개발은 김 회장이 지분 98.04%를 들고 있는 회사다. 대성홀딩스가 보유한 서울도시가스 지분은 22.6%다.
김 회장은 경영권 안정을 위해 대성홀딩스의 지분을 인수하거나 추가 지분 확보가 불가피하다.
업계에서는 김 회장이 오래 미뤄온 지주사체제 전환을 단행한만큼 지분율을 높이는 데 나름의 복안을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형제들이 오랜 시간 갈등을 빚어온 만큼 교차지분 정리에 동의를 이끌어내는 일은 쉽지 않을 수 있다.
대성홀딩스가 서울도시가스 지분 투자로 올리는 수익 규모가 꽤 큰 점을 감안한다면 굳이 김영훈 대성홀딩스 회장이 굳이 지분을 팔 이유도 없어 보인다.
대성홀딩스는 지난해 서울도시가스 지분으로 95억 원가량의 지분법이익과 20억 원가량의 배당금수익(지난해 기준)을 거뒀다. 대성홀딩스가 지난해 올린 순이익 규모가 322억 원가량인 만큼 서울도시가스로 올리는 이익 비중이 36%정도 되는 셈이다.
김 회장이 대성홀딩스 지분을 인수한다고 하더라도 상당한 자금이 필요하다.
대성홀딩스가 보유한 서울도시가스 지분(113만주)는 이날 서울도시가스 종가(8만8300원) 기준으로 1천억 원에 이른다.
김 회장은 장내 주식 매입을 통해 지분율을 50%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을 선택할 수도 있다.
8%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데 300억 원 이상이 필요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