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부동산 '그림자금융'시장으로 금융개혁의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부동산시장의 안정화를 위해 주택담보대출 등 전통적 부동산 자금 관리뿐만 아니라 부동산신탁, 부동산펀드 등 부동산 관련 금융 전반의 관리를 체계화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윤 원장은 9월 금감원 임원회의에서 “부동산 그림자금융을 거시적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할 것”이라며 “일반적 주택담보대출은 가계부채 종합대책으로 관리하고 있지만 부동산 그림자금융은 상대적으로 관리가 미흡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림자금융(Shadow Banking System)이란 투자금융, 사모펀드 등처럼 신용 중개 역할을 하지만 중앙은행의 규제를 받지 않는 금융상품 또는 금융회사를 뜻한다. 은행과 비슷한 역할을 일부 하고 있지만 은행과 같은 엄격한 건전성 규제를 받지 않는다.
부동산 관련해서는 은행의 전통적 주택담보대출이 아닌 부동산펀드, 부동산신탁 등이 부동산 그림자금융으로 꼽힌다.
그림자금융이 취급하는 상품은 은행 대출과 달리 투자 대상의 구조가 복잡하다. 여러 은행의 기초자산이 연계돼 있고 투자 주체도 다양해 상대적으로 손익을 파악하기 어렵고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문제점이 있다.
금감원은 부동산 그림자금융의 본격적 관리에 앞서 9월에는 부동산 그림자금융의 실태를 파악하는 데 힘썼다.
윤 원장은 “부동산 그림자금융과 관련해 위험 노출액의 유형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등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1일 부동산그림자 금융 실태를 조사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부동산펀드와 부동산신탁 규모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부동산펀드 설정액은 8월 말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인 69조9762억 원으로 나타났다. 2015년 9월에 33조4172억 원을 보인 뒤부터 매달 사상 최대치를 갱신하고 있다.
성장세도 가파르다. 주식, 채권 등을 포함한 전체 연 평균 펀드 설정액 증가율은 6%에 불과하지만 부동산펀드 설정액 증가율은 30.9%에 이른다.
부동산신탁 수탁고 규모는 6월 말 기준으로 233조2천억 원에 이르러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부동산신탁 수탁고 증가율도 14.8%로 전체 신탁재산 증가율 8.3%보다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윤 원장의 부동산 그림자금융 관리 의지는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발맞추는 것이기도 하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9·13 부동산대책 발표 직후 금감원에 “주택시장 안정대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전까지 금융권 준비 사항, 대출 특이 동향 등과 관련해 전 업권 특별 점검을 매일 실시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 원장은 “이번 대책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부동산경기 변동에 따른 파급 효과를 면밀히 분석하고 금융 시스템 안정성 확보를 위해 관련 부서가 긴밀히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