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이 종전선언은 비핵화 조치의 흥정물이 아니라며 미국이 신뢰를 보여줄 것을 요구했다.
일본 아사히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조선중앙통신은 2일 ‘종전은 누가 누구에게 주는 선사품이 아니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우리 공화국과 미국이 6·12 공동성명에 따라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는 때에 조미(북미) 사이의 교전관계에 종지부를 찍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조미 쌍방뿐 아니라 한반도의 평화를 원하는 동북아시아 지역 나라들의 이해관계에 다 부합하는 종전은 결코 누가 누구에게 주는 선사품이 아니고 우리의 비핵화 조치와 바꾸어먹을 수 있는 흥정물은 더더욱 아니다”고 말했다.
▲ 리용호 북한 외무상.
조선중앙통신은 “우리가 조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의 이행을 위해 실질적이고 중대한 조치들을 계속 취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구태의연하게 대북 제재 압박 강화를 염불처럼 외우면서 제재로 누구를 굴복시켜보려 하고 있다”며 “미국이 종전을 바라지 않는다면 우리도 구태여 이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종전 선언을 비핵화 협상에 이용할 것이라는 관측을 의식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9월29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에서 비핵화 진전을 위해서는 미국이 신뢰를 보여줘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공화국 정부는 선의의 조치들을 취했고 지금도 신뢰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는 미국의 상응한 화답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을 신뢰할 수 없으면 우리 국가 안전에 확신이 있을 수 없고 그런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먼저 핵무장을 해제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며 “비핵화를 실현하려는 우리 공화국의 의지는 확고부동하지만 이것은 미국이 충분한 신뢰감을 줄 때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리 외무상은 6박7일의 미국 뉴욕 유엔총회 일정을 마치고 1일 귀국길에 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