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이 1년의 임기를 마치고 25일 퇴임했다. 이 위원장은 마지막 순간까지 KBS 수신료 인상의 당위성을 재차 강조하며 퇴장했다.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은 이날 과천 정부청사에서 열린 제2기 방통위 이임식에서 이임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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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재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
이 위원장은 지난2월 33년간 2500원에 묶여있던 KBS 수신료 인상안을 국회에 넘긴 것을 우선 언급했다. 이 위원장은 “방송은 공적 책무에 충실해야 하며 무엇보다 KBS가 본래의 임무로 돌아와야 한다”며 “시청률 경쟁과 광고주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수신료 중심의 재원구조가 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한 때 한류를 주도하던 방송이 이제 추동력을 잃고 있다며 KBS 수신료 조정은 그 해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주장했다. 광고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아쉬운 대로 기사회생의 동력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지난2월 국회로 안을 보내기 전 이 위원장의 KBS수신료 인상안에 대해 야당 추천위원들의 의견은 분분했다. 김충식 부위원장과 양문석 위원은 인상안이 다른 민영방송사를 우회 지원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다며 반대했다.
이 위원장은 종합편성 채널에 대해서도 공정하고 엄격하게 재승인 심사를 마쳤다고 강조했다. 종편 채널 재승인 심사는 지난 19일 야당 추천위원들이 퇴장하면서 여당 추천위원들끼리 일방 처리됐다.
이 위원장은 “야당 추천위원인 김충식 부위원장과 양문석 위원이 나름대로 열심히 여당 추천위원들에게 빌었다고 인터뷰를 했던데, 저와 홍성규 김대희 위원 또한 (야당 추천위원들에게) 열심히 빌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합의제 위원회로서 심사 의미를 상실했다는 지적에 대한 답이었다.
이 위원장은 임기를 마치면서 지난 1년간 방송과 언론의 자유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자평했다. 이 위원장은 “아직도 방송을 볼모로 잡으려는 진영 논리가 방송, 언론의 자유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지만 나름대로 방향은 제시했다”면서 “자유민주체제를 무너뜨리려 하지 않는 한 방송은 어느 진영으로부터도 자유로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초고화질TV(UHDTV), 지상파다채널서비스(MMS), 8VSB 등 첨단기술과 단말기 보조금 개인정보 유출 등 이용자 보호 문제에 대해서 규제만으로 풀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지난 1년 간의 소회도 빠뜨리지 않았다. 그는 1년 간 방송통신 분야의 숱한 과제들을 풀어보려고 노력했지만 미완에 그친 점을 아쉬워했다. 이 위원장은 이제 무거운 짐을 벗고 가벼운 마음으로 아직도 길게 남아있는 삶을 어떻게 보낼까 생각해 봤다면서 “비록 다른 길을 가더라도 함께 꿈꾸고 서로 응원하자”며 마지막 말을 마쳤다.
이날 이 위원장을 포함해 김충식 부위원장과 홍성규 김대희 양문석 위원 또한 모두 임기를 마쳤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취임 때부터 해직 언론인 문제해결을 요구받았었다. 그는 그러나 오는 28일 YTN 해직 언론인 2천 일을 남겨두고 ‘무개입 원칙’만을 고수한 채 자리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