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행장도 지난해 행장으로 내정된 뒤 "윤종규 회장의 철학을 따라 잘 이끌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지주 회장과 행장의 갈등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은행은 형식적으로는 금융지주의 여러 계열사 가운데 하나지만 규모와 위상이 막강하다.
KB금융지주뿐만 아니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국내 주요 금융지주의 순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60~70%에 이른다.
이 때문에 지주회사가 은행과 다른 계열사들을 거느리고 있는 형태인데도 갈등을 빚는 일이 종종 있어왔다.
과거 우리금융지주 시절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이순우 전 우리은행장은 매트릭스 조직 도입을 두고 대립각을 세웠다. KB사태는 KB금융그룹의 씻을 수 없는 흑역사로 남았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지주 회장은 계열사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그룹을 이끌어 가고자 한다면 행장은 은행 자체의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지나치게 비중이 높은 은행 중심의 금융지주에서 전체 시너지를 조율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반드시 해내야 하는 일로 특히 큰 아픔을 겪었던 KB금융그룹의 움직임이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