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넷마블게임즈에 3800억 원을 투자한다. 김 대표는 또 신생 모바일게임회사에 20억 원을 투자했다.
김 대표는 엔씨소프트에서 국내 모바일게임 1위인 넷마블게임즈의 지분을 인수해 모바일게임사업에서 시너지를 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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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
그는 이를 통해 엔씨소프트의 수익이 리니지 게임에 의존하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고 모바일게임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려고 한다.
특히 김 대표가 넷마블에 투자하기로 한 것은 김정주 NXC 회장의 넥슨과 협업 요구를 거듭 거절하고 넷마블과 손을 잡는 것이기도 해 앞으로 김정주 대표의 대응이 주목된다.
엔씨소프트는 16일 넷마블게임즈가 발행하는 신주 2만9천여 주를 약 3800억 원에 취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이를 통해 넷마블 지분 9.8%를 보유하게 된다. 지분은 제3자 배정방식으로 인수하며 취득예정일은 17일이다.
엔씨소프트는 “게임사업분야에 시너지를 내기 위해 지분을 취득했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은 이르면 17일 협업사업 계획을 발표한다.
엔씨소프트는 이날 모바일 게임개발사인 ‘바이너리’에 20억 원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바이너리는 지난 1월 창업한 신생기업이다. 현재 해외시장 진출을 목표로 모바일 소셜 전략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바이너리는 국내 모바일게임 강자 컴투스와 ‘앵그리버드’로 유명한 핀란드의 로비오 출신의 개발자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헌 바이너리 대표는 “엔씨소프트의 게임 철학과 바이너리가 추구하는 방향이 많은 부분 일치했다”며 “핵심인력들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세계에서 사랑받을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가 모바일게임 개발회사에 투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12월 인디 모바일 게임사 ‘노븐’에 5억 원을 투자한 데 이어 지난달 인디모바일게임사 ‘도톰치’게임즈에 3억 원을 투자했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상반기에만 3~5곳의 인디모바일 업체에 투자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소프트는 게임산업의 중심이 모바일로 옮겨가는 데 빠르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모바일게임 진출을 위해 올해 PC게임과 모바일 게임을 연동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중국 최대 인터넷사업자인 텐센트와 손잡고 블레이드앤소울의 캐릭터를 이용한 모바일 카드배틀 게임 ‘블레이드앤소울 모바일’의 1차 현지 테스트를 마쳤다.
김택진 대표는 지난해 11월 “PC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이 같이 가는 프로젝트를 세계를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엔씨소프트가 만드는 모든 게임은 모바일로도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엔씨소프트는 모바일게임의 성공을 통해 리니지 게임에 대한 높은 의존도에서 벗어나려 한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최대를 기록했지만 이는 주로 리니지게임에 기댄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리니지 게임을 통해 2631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체 매출의 3분의 1에 이른다. 반면 올해 신규 게임사업에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엔씨소프트가 최대실적을 올리고도 여유를 부리지 못하는 이유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엔씨소프트가 최대 실적을 올린 것은 맞지만 출시된 지 17년이나 된 게임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엔씨소프트가 기존 온라인PC게임을 활용한 모바일게임으로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