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삼호중공업 노사가 임금 및 단체협상 타결에 실패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올해 수주목표를 벌써 초과달성하는 등 불황에도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임단협에 성공하면 이런 기세에 더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점쳐졌는데 결국 노조와 뜻이 엇갈렸다.
금속노조 현대삼호중공업지회지부 관계자는 20일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최근 도출해 이날 정오쯤 표결에 부쳤지만 부결됐다”고 말했다.
잠정합의안은 기본급을 동결하되 인적분할 보상금 150만 원을 지급하는 방안을 담고 있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8월 현대삼호중공업을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인적분할하고 투자회사를 현대중공업이 흡수합병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현대삼호중공업 노조는 “분할합병이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의 승계도구로 이용되고 있다”며 보상금을 요구해왔다.
합의안은 기본급을 동결하는 대신 보전수당을 2019년까지 3만3329원 올리도록 했다. 이에 따라 월 1만8040원의 기본급 인상효과가 생길 수 있다. 여름휴가를 기존 5일에서 10일로 늘리는 방안도 포함됐다.
노조 집행부는 “기본급 인상과 인적분할 보상 내용 등이 만족스럽지 못했으나 여러 상황을 고려해 합의안을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타결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현대삼호중공업 노사 갈등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어두운 업황에도 LNG추진선 등 친환경 선박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경영정상화를 향해 순항 중이다. 올해 수주목표도 일찌감치 채웠지만 임단협이 불안 요소로 남아있다.
현대삼호중공업 노조는 최근 소식지인 '노동자 함성'을 통해 “(회사의 재산은) 우리가 죽을 듯한 무더위와 혹독한 추위를 버티며 만들어낸 것“이라며 "회사가 조합원의 염원과 희생을 외면하면 집행부는 10월 투쟁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