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오전 열린 전국금속노동조합 가입보고 기자회견에서 포스코 노동자들이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가운데)과 손을 잡고 있다.<연합뉴스> |
포스코 노동자들이 노동조합 출범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포스코 노동자 대표 9명은 13일 서울 정동에 있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서 ‘포스코 근로자 금속노조 가입보고 기자회견’ 열고 신분이 노출되지 않도록 가면을 쓴 채 출범 선언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포스코는 재벌이 아닌 대기업이지만 재벌 뺨치는 불량기업이 돼버렸다"며 "노동자들이 포스코를 개혁하고 바로잡기 위해 고민하다가 찾은 답이 노동조합"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포스코는 스스로 국민 기업이라 부르지만 그 국민에 노동자는 들어가지 못한다"며 "50년 전 포항제철이 문을 열 때부터 최고경영자는 군인 출신으로서 노동자를 그저 관리와 동원의 대상으로 여겼다"고 비판했다.
과거 포스코 경영진이 직원을 대해 온 행태를 놓고 이들은 "(경영자들이)군사적 상명하복의 기업문화를 유지하며 숨 막히는 현장 감시로 노동자를 통제했다"며 "노동자들은 고된 노동에도 산업에 기여한다는 자부심으로 버텨왔는데 권력과 결탁한 부정이 드러날 때마다 자괴감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도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포스코의 새로운 노조가 1년 안에 정상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금속노조가 물심양면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는 1968년 세워진 포항종합제철이 모태다. 창사 이래 여러 차례 노조 설립이 시도됐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금속노조는 6일부터 포스코 노동조합 가입 신청을 받고 있으며 일부 포스코 노동자들은 '포스코의 새로운 노조 준비위원회'를 만들어 노조 가입을 독려하고 있다. 준비위원회가 개설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은 참여 인원이 1700명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의 공식 출범일은 확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10월 초 정도로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