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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연구개발법인 설립 위해 '생산공장 철수설' 진화 나설까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18-09-12 16:2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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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이 한국GM의 연구개발법인 신설 계획에 제동을 걸면서 한국GM 상황이 난처해졌다.

한국GM은 장기 성장전략에 따라 기존 연구조직의 기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만큼 연구개발법인을 새로 꾸리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의견을 유지하고 있는데 신설 법인 설립 움직임을 미심쩍게 바라보는 노동조합과 산업은행을 설득하는 점이 열쇠가 됐다.
 
한국GM, 연구개발법인 설립 위해 '생산공장 철수설' 진화 나설까
▲ 카허 카젬 한국GM 대표이사 사장.

1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이 앞으로 연구개발만 담당할 법인을 새로 만들려면 우선 노조에서 주장하는 ‘생산법인 철수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최근 법원에 한국GM의 신설법인 설립을 위한 주주총회 개최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고 11일 밝혔다.

한국GM 노조가 최근 한국GM의 신설법인 설립을 저지하기 위한 목적에서 산업은행 앞에서 “한국GM 법인분리 규탄 및 산업은행의 비토권(거부권) 행사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등 의결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해줄 것을 요구하자 행동에 나선 것이다.

노조는 GM 본사가 향후 한국의 생산법인을 철수하기 위해 기존 법인을 생산법인과 연구개발법인으로 쪼개려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법인을 분리해놓으면 생산공장을 문닫겠다는 결정을 내리는 것이 훨씬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한국GM 지분을 17% 보유한 2대주주로서 노조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하는 만큼 한국GM이 법인 신설 배경을 충분히 납득할 근거를 제시해야한다고 보고 있다.

한국GM은 연구개발 역량을 한층 더 강화하기 위한 목적에서 연구개발법인을 설립하려는 것이지 분리매각을 염두에 둔 행동은 아니라는 점을 설득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한국GM 관계자는 “노조와 산업은행의 주장과 움직임 등을 모두 잘 살펴보고 있다”며 “신설 법인 설립 추진의 취지와 의도를 정확하게 알리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GM은 GM 본사의 전략적 결정으로 연구개발법인 별도 설립이 추진되는 것인 만큼 오히려 한국GM의 연구개발 역량이 더욱 부각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GM은 그동안 경차 스파크와 소형차 등 내수시장을 목표로 한 신차 개발 위주로 연구개발을 진행했다. 하지만 인건비 상승률과 비교해 경차와 소형차 개발로 남는 이윤이 줄어들고 있어 새 차급을 확대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

GM 본사도 이를 고려해 7월에 한국GM을 GM의 글로벌 콤팩트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개발거점으로 삼겠다는 계획을 밝혔다는 것이다.

한국GM 관계자는 “연구개발 역량만 모은 새 법인을 세우면 향후 미국 디트로이트에 있는 GM 본사의 연구개발부문과도 직접적 소통이 가능해진다”며 “GM 본사 차원에서 한국GM에 꾸준히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거듭 밝혀온 만큼 새 법인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존 조직 안에서 연구개발 역량을 확충해도 될 일을 회사 분할까지 추진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한국GM의 말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노조는 맞선다.

이에 대해 한국GM 관계자는 “한 법인에서 연구개발과 생산, 판매 등을 모두 총괄하게 되면 노조의 말이 합리적”이라며 “하지만 앞으로 한국GM은 기존 차량 생산 이외에도 에쿼녹스급(중형SUV) 차량을 만드는 아시아권의 주요 개발거점으로 육성된다는 방침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연구개발 법인을 별도로 분리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회사의 방침을 곧이곧대로 수긍하기 어렵다고 본다. 과거 GM 본사가 다른 나라에서 생산법인을 철수할 때도 연구개발 법인을 별도로 분리한 뒤 진행한 사례가 있다는 것이다.

노조는 산업은행을 최대한 압박하는 동시에 10월에 열릴 국정감사에서 한국GM 문제가 다뤄지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 관계자는 “최근 GM 본사가 호주 법인에서 생산공장을 철수했는데 이 사례를 보면 법인의 분리 없이도 생산공장을 뺐다”며 “한국GM이 산업통상자원부와 5월에 중장기적 투자 등을 놓고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투자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연구개발 별도법인 설립을 생산공장 분리로 연결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시장의 의구심을 불식시키기 위해 조만간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공개적으로 만날 계획을 세웠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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