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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의 면세점 화장품 구매제한 완화는 '득'일까 '독'일까

장은파 기자 jep@businesspost.co.kr 2018-09-11 16:3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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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이 면세점에서 화장품 구매의 제한을 완화하면서 하반기 실적에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브랜드 가치가 다시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아모레퍼시픽의 면세점 화장품 구매제한 완화는 '득'일까 '독'일까
▲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11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이 면세점 1인당 구매 제한을 완화하면서 하반기 실적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유통회사 FN가이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하반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8042억 원, 영업이익 2772억 원을 낼 것으로 추산됐다. 2017년 하반기보다 매출은 19.32%, 영업이익은 55.73% 늘어나는 것이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이 여러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고 최근 판매정책도 완화해 중국 관광객이 늘어나면 수혜를 볼 것”이라며 “중국인 방문객 수도 10월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점차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의 2018 관광통계에 따르면 올해 7월 중국 관광객은 모두 41만337명으로 집계돼 2017년 같은 기간보다 45.9% 늘어 중국 관광객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국관광공사는 분석했다.

구매 제한은 일반적으로 면세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 금액이나 제품 가짓수의 제한을 뜻한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인 관광객으로 위장한 중국 보따리상(따이공)이 면세가격에 대량으로 제품을 구매해 중국 현지에 정가보다 낮은 제품을 유통하는 사례를 막으려고 구매 제한을 뒀다.

아모레퍼시픽은 1인당 기존 브랜드별 5개까지 판매했지만 올해 7월부터 1인당 품목별 5개까지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판매정책을 전환했다. 금액 제한도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를 기준으로 1천 달러에서 2천 달러로 2배 늘어났다.

중국 관광객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아모레퍼시픽이 중국 관광객들을 잡기 위해 구매 제한을 완화한 것으로 풀이됐다. 

국내 면세점 화장품 브랜드 후발주자인 LG생활건강 '후'에 1위를 내준 점도 구매 제한을 완화한 이유로 꼽혔다. 

관세청이 발표한 2017년 국내 면세점 브랜드별 매출 순위에서 아모레퍼시픽 '설화수'는 LG생활건강 후에 1위 자리를 내줬다. 

그러나 이런 판매전략의 변화가 장기적으로 아모레퍼시픽에 '독'이 될 수도 있다. 

함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의 구매 제한제도를 두고 “따이공들이 시장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물건을 유통할수록 소비자들의 전반적 구매 만족도가 떨어지고 브랜드 가치 하락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바라봤다. 

아모레퍼시픽도 2017년 9월 면세점에서 1인당 구매 기준을 강화할 때 “브랜드 가치를 보호하면서도 다른 일반 고객들이 여러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의 구매 제한 완화는 자칫 희소성과 브랜드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면세점 구매 제한에 구체적 기간은 정해지지 않았다”면서도 “한시적 비수기 전략”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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