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가 국내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3년 만에 발생한 데 따라 메르스 위기 경보를 ‘주의’단계로 높였다.
질병관리본부는 8일 국내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데 따라 본부 안에 중앙방역대책본부를 설치하고 감염병 위기 경보를 주의 단계로 높여 추가 확산 방지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9일 밝혔다.
주의는 해외에서 국내로 감염병이 유입됐을 때 국내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방역당국이 감시에 들어가는 단계다.
위기 경보는 관심(해외에서 메르스 발생), 주의(해외 메르스 국내 유입), 경계(메르스 국내 제한적 전파), 심각(메르스 지역사회 또는 전국적으로 확산)으로 분류된다.
앞서 서울에 사는 61세 남성 A씨는 8월16일 쿠웨이트로 출장을 갔다가 7일 귀국한 뒤 8일 오후 4시경 서울대병원에서 메르스로 확진됐다.
A씨는 설사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공항에서 바로 삼성서울병원으로 갔고 발열, 가래, 폐렴 증상 등을 보여 메르스 의심환자로 신고됐다.
질병관리본부가 A씨의 입국 뒤 이동 경로와 접촉자 조사를 통해 파악한 밀접접촉자는 항공기 승무원과 탑승객, 삼성서울병원 의료진 등 모두 21명이다.
밀접접촉자 21명은 자택에 격리돼 해당 지역 보건소로부터 메르스 바이러스 증상이 나타나는지 여부 등에 관해 메르스 최대 잠복기인 14일 동안 집중관리를 받는다.
A씨와 항공기에 함께 탄 승객 등을 비롯한 일상접촉자 440명은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명단을 확보해 수동감시를 진행하고 있다. 수동감시는 잠복기 14일 동안 관할보건소가 5번에 걸쳐 유선과 문자로 연락하고 의심증상이 나타나면 보건소로 연락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질병관리본부는 “지자체와 함께 접촉자 조사와 관리를 철저히 해 주가 전파 차단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메르스 환자로 의심되면 해당 지역 보건소나 1339로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메르스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호흡기 질환으로 치사율이 20~46%에 이른다. 주요 증상은 발열을 동반한 기침, 호흡곤란, 가래 등이며 그 밖에 두통, 오한, 구토, 설사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정확한 감염원인과 경로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중동 지역 낙타와 접촉을 통해 감염될 가능성이 높고 사람 사이의 밀접접촉에 따라 전파된다고 보고됐다.
국내에는 2015년 5월20일 첫 환자가 발생해 12월23일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186명이 감염되고 그 가운데 38명이 사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