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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우, 기아차만의 독자적 성장모델 세우기 더욱 절실해져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18-09-09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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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앞으로 발표하게 될 지배구조 개편안을 놓고 여러 시나리오가 제시되고 있지만 기아자동차는 한발 비켜 있다.

박한우 대표이사가 현대차그룹에서 기아차의 독자적 영역을 확대하는 일이 더욱 시급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13074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한우</a>, 기아차만의 독자적 성장모델 세우기 더욱 절실해져
박한우 기아자동차 대표이사 사장.

9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박한우 기아차 대표이사 사장이 현대차그룹의 변화 속에서 기아차만의 성장모델을 찾아내야 한다.

미국계 투자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한 제안을 서신으로 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관심이 다시 집중되지만 기아차의 역할은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8월14일 현대차그룹에 보낸 서신에서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한 하나의 예로써 현대모비스를 AS사업과 모듈 및 핵심부품사업 등 두 개로 쪼개고 각각의 분할법인을 각각 현대차와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대모비스와 현대차, 현대글로비스 등만을 놓고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을 제시한 것으로 현대차그룹이 3월에 제시했던 방안과 큰 틀에서 다르지 않다.

기아차 역할이 여전히 지배구조 개편의 중심에서 멀어져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제안을 살펴보면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합병법인은 기아차와 정몽구 회장, 정의선 부회장 등 총수 일가가 보유한 현대차-현대모비스 AS사업 합병법인의 지분을 사들이고 오너일가는 기아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합병법인의 지분을 사들여야 한다.

현대차그룹이 3월에 내놓은 지배구조 개편안에서도 기아차는 보유하고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 16.9%를 오너일가에게 넘겨주는 역할을 담당했는데 이번에도 같은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상 지배구조 개편에서 탄생할 현대차그룹의 새 지배회사에 대한 오너일가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수단으로서만 기아차가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오너일가의 지배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기아차가 자금을 대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오너일가가 지배회사 지분 매입을 고려해 다른 계열사 주식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기아차가 이를 매입하는 데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기아차가 지배구조 개편에서 사실상 지원 역할만 맡게 된다는 것인데 그룹 차원의 육성 의지조차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들어 기아차가 기업가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독자 경영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진다.

기아차는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와 전기차시장에 빠르게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아차는 2011년에 경차 레이의 전기차 모델인 레이EV를 시장에 내놓으며 국내 전기차 양산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이후에도 쏘울EV와 니로EV 등을 출시하며 국내 전기차시장을 주도했다.

7월 시장 조사 전문기관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기아차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전기차(PHEV) 브랜드 순위에서 글로벌 9위에 올랐다. 현대차는 10위권 안에 포함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가 2016년 1월에 전기차 아이오닉을 시장에 선보이면서 기아차의 전기차시장 지배력이 약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반기에 국내에서 팔린 전기차는 모두 1만1866대인데 이 가운데 아이오닉 판매량이 4488대로 점유율이 38%에 이른다. 현대차가 2분기에 출시한 코나EV도 상반기에 1380대 팔렸다. 반면 기아차는 상반기에 쏘울EV를 1139대 파는 데 그쳤다.

현대차가 제네시스 브랜드 등에 힘을 쏟는 동안 기아차는 쏘렌토와 스포티지 등으로도 SUV시장에서 순항했지만 최근에 SUV시장에서도 현대차가 신형 투싼과 싼타페 등을 내놓고 있어 경쟁이 심화할 수밖에 없다.

현대차그룹이 현대차의 전기차와 SUV 차종 라인업을 강화하면서 결과적으로 기아차의 시장이 줄어드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박한우 사장으로서는 과제가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최근 미국과 멕시코 사이에 체결된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 나프타) 잠정 합의안에 따라 영업이익률이 소폭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대외 환경도 좋지만은 않다.

박 사장이 현대차에서 일할 때 인도에서만 10년 가까이 머물렀던 점을 감안할 때 ‘인도 전문가’로서 경력을 살려 인도에서 기아차의 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 사장은 2003년 현대차 인도법인에서 재무를 담당하다가 2009년 인도법인장까지 올랐다. 이후 i10과 i20 등 전략차종을 현지에 내놔 현대차가 인도에서 자동차시장 점유율 2위 입지를 굳건히 다지는데 크게 기여했다.

기아차는 현재 인도 진출에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

인도에 건설중인 공장은 2019년 하반기부터 가동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박 사장은 공장 가동과 동시에 기아차 브랜드를 인도시장에 조기에 뿌리내리게 하는 방안을 찾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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