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보험대리점이 금융감독원의 제도 정비로 질적 성장의 토대를 마련할까?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독립보험대리점을 놓고 단속 강도를 높여 독립보험대리점이 안고 있던 여러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데 힘쓰고 있다.
▲ 금융감독원은 급성장하고 있는 독립보험대리점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내부감시제도를 두는 등 다양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
독립보험대리점은 한 영업점에서 제휴한 여러 보험사들의 상품을 파는 곳을 말한다. 한 보험사의 상품뿐 아니라 다양한 보험회사의 상품을 다룰 수 있어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전속 설계사 규모가 작은 중소형 보험사들이 독립보험대리점을 통한 상품 판매에 열을 올리면서 이에 따른 부작용도 생겨나고 있다.
과도한 시책(수수료 외의 성과급)이나 수수료가 지급되면서 회사에 소속된 설계사들이 독립보험대리점 소속으로 옮기기 위해 가짜 서류를 만들거나, 수수료를 챙기기 위해 불완전 판매를 하는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독립보험대리점이 본연의 순기능을 구현할 수 있도록 내부 감시제도를 두도록 했다.
대형 독립보험대리점에 내부통제위원회를 설치하고 독립보험대리점 협회에 소속된 대리점들이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준도 만들도록 했다.
또 독립보험대리점 사이의 비교 공시제도를 도입해 독립보험대리점의 실적이나 수수료 등을 소비자들이 비교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독립보험대리점시장 규모가 급격히 커진 반면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외형 성장’에 그치고 부작용이 많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독립보험대리점 설계사는 2017년 기준 22만3천 명으로 2015년 20만4천 명에서 소폭 증가했다. 보험사의 전속 설계사 수가 2015년 20만3천 명에서 18만9천 명으로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전체 보험사들의 보험료 가운데 독립보험대리점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5년 44.1%에서 2017년 49.9%늘 증가했으며 2018년에는 절반을 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외형 성장에 비해 독립보험대리점의 질적 수준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독립보험대리점의 불완전 판매 비율이 0.28%로 전속 설계사(0.19%)나 방카슈랑스(0.05%)에 비해 크게 높았다.
불완전 판매는 고객들에게 상품의 기본 내용이나 위험을 알리지 않고 파는 것으로 소비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독립보험대리점이 이런 부작용들을 없앨 수 있다면 판매전문회사로서 정체성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강길만 한국보험대리점협회장은 “보험회사는 보험상품 개발에 역량을 다하고 판매전문회사는 소비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삼아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